2012년 9월 18일 화요일

俳句 選集

(俳句 選集)


落花枝に歸ると見れば胡蝶かな
지는 벚꽃 가지로 돌아간다 보았더니 나비로구나. 荒木田守武(あらきだもりたけ, 1473~1549) 

生魚(なまうお)の切目(きりめ)の塩(しお)や秋の風
생선의 칼자국에 뿌린 소금이여 가을바람. 松江重頼(まつえしげより, 1602~1680)

やあしばらく花に對して鐘撞(かねつ)く事
어허 잠깐만 벚꽃을 향해 종치는 것은. 松江重頼(まつえしげより, 1602~1680)

ながむとて花にもいたし頸(くび)の骨
벚꽃을 올려다보느라 목이 뻐근해라. 松江重頼(まつえしげより, 1602~1680)

長持(ながもち)へ春ぞ暮れ行く更衣(ころもがえ)
장지 속으로 봄이 저물어가네 옷 갈아입기. 井原西鶴(いはらさいかく, 1642~1693)

猫(ねこ)逃(に)げて梅ゆすりげり朧月(おぼろづき)
고양이 달아나 매화 흔들었도다 어스름 달밤. 池西言水(いけにしごんすい, 1650~1722)

枯木(こがらし)の果てはありげり海の音
고목 가지 끝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호수의 물소리. 池西言水(いけにしごんすい, 1650~1722)

  * 琵琶湖(びわご)를 가리킴.

菜の花や淀(よど)も桂(かつら)も忘れ水
유채꽃이여 요도도 카츠라도 옹달물인가. 池西言水(いけにしごんすい, 1650~1722)

 * 淀川: 京都 시가지의 남쪽을 서남으로 흐르는 강. 桂川: 京都 서쪽을 남으로 흘러 서남 지점에서 淀川와 합류한다.

目には靑葉(あおば)山ほととぎす初鰹(はつがつお)
눈에는 신록 귀에는 두견새 입엔 맏물 가다랭이. 山口素堂(やまぐちそどう, 1642~1716)

 * "目には靑葉(あおば)"는 字余り句(音數餘分句)임.
白魚(しらうお)やさながら動く水の色
뱅어여 마치 움직이는 물빛같구나. 小西來山(こにしらいざん, 1654~1716)

行水(ぎょうずい)も日まぜになりぬ虫の聲
등멱하기도 하루 거르기가 됐네 벌레소리. 小西來山(こにしらいざん, 1654~1716)

夕暮(ゆうぐれ)のものうき雲やいかのぼり
해질녘의 나른한 구름이여 연이 떠있다. 椎本才麿(しいのもとさいまろ, 1656~1738)

 * 에도(江戶) 시대에는 “たこ(연)”를 “いかのぼり”라고 했다.

猫の子に嗅(か)がれているや蝸牛(かたつむり)
고양이새끼에게 냄새 맡이고 있네 달팽이. 椎本才麿(しいのもとさいまろ, 1656~1738)

行水(ぎょうずい)の捨(す)てどころなき虫の聲
대야의 목물 버릴 장소가 없구나 벌레소리여. 椎本才麿(しいのもとさいまろ, 1656~1738)

枯枝(かれえだ)に烏(からす)のとまりたるや秋の暮
마른 가지에 까마귀 앉아있네 가을 어스름.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烏(からす)のとまりたるや"는 字余り句(音數餘分句)임.
芭蕉野分(のわき)して盥(たらい)に雨を聞く夜(よ)かな
파초에 태풍불고 대야의 빗방울 소리 듣는 밤이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芭蕉野分して"는 字余り句(音數餘分句)임.

荒海(あらうみ)や佐渡(さど)に橫たふ天(あま)の川
거친 바다여 사도에 가로놓인 은하수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佐渡: 혼슈우 중부 서북방에서 180리 떨어진 섬. 유배지.

物いへばくちびる寒し秋の風
말을 하면은 입술이 시리도다 가을바람.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閑かさや岩にしみ入る蟬の聲
한적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소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やがて死ぬけしきは見えず蟬の聲
곧 죽을 듯한 기색은 안 보이네 매미소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この道や行く人なしに秋の暮
이 길 한 가닥 가는 사람도 없이 저무는 가을.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旅に病んで夢は枯野をかけめぐる
병든 나그네 꿈은 겨울 들판을 헤매이노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亡(な)き人の小袖(こそで)も今や土用干(どようぼし)
죽은 사람의 평상복도 이제는 햇볕에 쬔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粽結(ちまきゆ)ふ片手(かたで)にはさむ額髮(ひたいかみ)
한 손으로 떡을 묶으며 치켜 올리는 이마의 머리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古池や蛙飛こむ水の音
오래된 연못이여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道のべの木槿(むくげ)は馬に食は(わ)れげり
길가에 핀 무궁화꽃 말이 그만 뜯어먹는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夜ル竊(ヒソカ)ニ虫は月下(げっか)の栗(くり)を穿(うが)つ
밤에 남몰래 벌레는 달빛 속의 알밤을 갉는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このほどを花に礼いふ別れかな
며칠 환대를 받고 꽃에다 인사하는 이별이어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五月雨(さみだれ)を集まて早し最上川(もがみがわ)
유월의 장마비를 모아서 빠르구나 모가미강.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草臥(くたび)れて宿借(やどか)るころや藤の花
행려(行旅)에 지쳐 숙소 정할 무렵의 등꽃.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いざさらば雪見(ゆきみ)にころぶ所まで
그럼 안녕 눈 구경하러 갔다 오겠네 넘어지는 데까지.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木(こ)のもとに汁(しる)も鱠(なます)も櫻かな
나무 밑에는 국에도 생선회에도 벚꽃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海士(あま)の家(や)は小海老(こえび)にまじるいとどかな
어부의 집은 잔 새우에 섞이는 꼽등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꼽등이: 귀뚜라미 비슷한 곤충.

梢(こずえ)よりあだに落ちげり蟬のから
우듬지에서 허무하게 지는구나 매미의 허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船足(はなあし)も休むときあり浜の桃
배도 가다가 쉬는 때가 있구나, 해변의 복사꽃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ほろほろと山吹(やまふき)散るか滝(たき)の音
폴폴 나리며 황매화가 지는구나 폭포소리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飛ぶ鮎(あゆ)も月の光のあまりかな
뛰는 은어도 교교한 달빛의 나머지어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一つ家(や)に遊女(ゆうじょ)も寢たり萩(はぎ)と月
한 지붕 밑에 창녀도 묵었도다 싸리와 달빛.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白露(しらつゆ)もこぼさぬ萩のうねりかな
이슬방울도 흘리지 않는 싸리의 너울거림이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朝顔(あさがお)に我(われ)は飯(めし)食う男かな
나팔꽃 앞에서 나는 아침밥 먹는 사내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棧(かげはし)や命をからむ蔦(つた)かつ(ず)ら
벼랑의 잔교(棧橋)여 목숨을 휘어 감는 당쟁이 덩굴.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掬(むす)ぶよりはや齒にひびく泉(いずみ)かな
움켜 뜨자마자 지레 이가 시리는 샘물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ひやひやと壁をふまへて昼寢(ひるね)かな
서늘하게 누워서 벽을 밟고 낮잠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五月雨(さみだれ)に鶴(つる)の足短くなれり。
장맛비 내려 두루미의 다리가 짧아졌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馬ぼくぼく我(われ)を絵(え)に見る夏野(なつの)かな。
말 터벅터벅, 내가 나를 그림으로 보는 여름의 들판.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よく見れば薺花(なずなはな)咲く垣根(かきね)かな。
잘 들여다보니 냉이 꽃이 피어있는 울타리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衰(おとろ)ひや歯(は)に喰ひ当てし海苔(のり)の砂(すな)。
삭은 이빨에 정통으로 씹힌 김 속의 모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名月(めいげつ)や門(かど)にさしくる潮(しお)がしら。
보름달이여 사립문까지 밀려드는 물마루.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蝶(ちょう)の羽(は)のいくたび越(こ)ゆる塀(へい)の屋根。
나비의 날개 몇 번이고 넘는 담장의 지붕.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青柳(あおやぎ)の泥(どろ)にしだるる潮干(しほひ)かな。
푸른 버들가지 진흙에 드리워진 썰물이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秋風や桐(きり)に動きて蔦(つた)の霜(しも)。
가을바람이여 오동나무 가지에 매달려 흔들리는 담쟁이 잎의 서릿발.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朝顔や昼は錠(じょう)おろす門(もん)の垣(かき)。
나팔꽃이여 낮에는 대문의 자물쇠 내려놓는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このごろの氷踏(こおりぶ)み割る名殘(なごり)かな
요즘 깔렸던 얼음을 밟아 깨는 서운함이여. 坪井社國(つぼいとこく, ?~1690)

尾頭(おかしら)の心もとなき海鼠(なまき)かな。
머리 꼬리의 종잡을 수 없는 해삼이로다. ―向井去來(むかいぎょらい, 1651~1704)

木枯(こがらし)の地に落さぬ時雨(しぐれ)かな。
초겨울 세찬 바람에도 지지 않고 흩날리는 초겨울비로구나. ―向井去來(むかいぎょらい, 1651~1704)

 * 時雨: 추동절에 날이 흐리거나 개거나 무시로 오다 그치다 하는 비.
呼(よび)かへす鮒賣見(ふなうりみ)えぬあられかな。
되불러 봐도 붕어장수 안 보이네 싸락눈이여.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灰捨(はいす)てて白梅(しらうめ)うるむ垣根(かきね)かな。
재를 버리니 흰 매화 흐려지는 울타리로구나.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鷲(わし)の巢(す)の樟(くす)の枯枝(かれえだ)に日(ひ)は入(い)りぬ。
독수리 집의 녹나무 마른 가지를 석양이 비껴가네.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髮剃(かみしり)や一夜(いち)やに金精(さび)て五月雨(さつきあめ)。
면도칼이여 하룻밤 사이 녹슬어 유월 장맛비로구나.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渡(わた)りかけて藻(も)の花のぞく流かな。 
징검다리 건너가다가 마름꽃 내려다보는 여울이어라.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下京(しもぎょう)や雪つむ上の夜の雨。
下(하) 쿄오토(京都)여 눈이 쌓인 그 위에 밤비가 내리네.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 下京: 京都三条通(ぎょうとさんじょうどお)り 이남의 지역을 말함. 상인, 직공 등 하층 계급이 살며, 上京(かみぎょう)의 상층계급과 비교됨.

涼風(すずかぜ)や靑田(あおた)の上の雲の影(かげ)。
산들바람이여 벼가 푸릇푸릇 자란 논 위에 구름의 그림자. ―森川許六(もりかわきょりく, 1656~1715) 

御命講(おめこう)や頭(あたま)のあを(お)き新比丘尼(しんびくに)。
일련법회(日蓮法會)여 삭발머리 파아란 어린 비구니. ―森川許六(もりかわきょりく, 1656~1715)

明方(あけがた)や城(しろ)をちりまく鴨(かも)の聲
새벽녘이여 성곽을 둘러싸는 오리소리. ―森川許六(もりかわきょりく, 1656~1715)

川音(かわおと)や木槿(むくげ)咲(さ)く戶(と)は起きず。
여울물소리여 무궁화 핀 집 창문은 아직도 닫혔네. ―立花北枝(たちばなほくし, ?~1716)

池(いけ)の星(ほし)またはらわらと時雨(しぐれ)かな。
연못에 비친 별 또 후두두 내리는 초겨울비로구나. ―立花北枝(たちばなほくし, ?~1716)

明月(めいげつ)や畳(たたみ)の上に松の影 
중추명월의 다다미 위에 비친 솔 그림자여.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初霜(はつしも)に何(なん)とおよるぞ舟(ふね)の中。
이 첫서리에 어이 자고 있을까 배 안의 손님.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この木戶(きど)や鎖(じょう)のさされて冬の月。
이 성문이여 자물쇠가 걸리고 겨울의 달빛.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聲かれて猿(さる)の齒白(はしろ)し峰(みね)の月。
목이 쉬고 원숭이의 이가 희다 산봉우리의 달.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越後屋(えちごや)に衣(きぬ)さく音や更衣(ころもがえ)。
에치고야의 비단 찢는 소리여 옷 갈아 입는 철.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 越後屋: 江戶 日本橋駿河町(にほんばしするがちょう)에 있었던 포목전.

鶯(うぐいす)の身をさかさまに初音(はつね)かな。
꾀꼬리 몸을 거꾸로 하여 첫 울음 우네.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水底(みなそこ)を見て來た顔(かお)の小鴨(こがも)かな。
물 밑바닥을 보고 나온 얼굴의 쇠오리로구나. ―內藤丈草(ないとうじょそう, 1662~1704)
日の影やごもくの上の親(おや)すずめ。
햇살이여 쓰레기 더미 위의 어미 참새. ―內藤丈草(ないとうじょそう, 1662~1704)
行く雲をねていてみるや夏座敷(なつざしき)。
가는 구름을 누워서 보고 있네 여름 사랑방. ―志太野坡(しだやば, 1662~1740)
鼻紙(はなかみ)の間にしおるるすみれかな。
휴지 안에서 시들어가는 제비꽃이로구나. ―斯波園女(しばそのめ, 1664~1726)
食堂(じきどう)に雀(すずめ)鳴(な)くなり夕時雨(ゆうしぐれ)。
절간 식당에 참새 지저귀도다 초겨울 저녁 비. ―各務支考(かがみしごう, 1665~1731)
浮草(うきくさ)や今朝(けさ)はあちらの岸(きし)にさく。
부평초여 오늘 아침은 저편 물가에 피네. ―中川乙由(なかがわおつゆう, 1675~1739)
朝顔(あさがお)に釣甁(つるべ)とられて貰(もら)ひ(い)水。
나팔꽃 덩굴에 두레박 휘감기어 그냥 물 얻어 온다. ―千代女(ちよじょ, 1703~1775)
月の夜や石に出で鳴なくきりぎりす。
달밤이여 돌 우에 나가 우는 귀뚜라미. ―千代女(ちよじょ, 1703~1775)
* きりぎりす: こおろぎ(귀뚜라미)의 옛말.
離別(はな)れたる身(み)を踏込(ふんご)む(ん)で田植(たう)えかな。
소박을 맞은 몸이 발 들여놓고 모심기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鮎(あゆ)くれよらで過(すぎ)行ゆく夜半(よわ)の門(もん)。
은어를 주며 들르지 않고 지나간 한 밤중의 대문.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不二(ふじ)ひとつ埋(うず)みのこして若葉(わかば)かな。
후지산 하나만 남기고 묻어버린 신록이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斧入(おのいれ)て香(か)におどろくや冬木立(ふゆこだち)。
도끼질하다가 향내에 놀라도다 겨울나무 숲.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夕風(ゆうかぜ)や水靑鷺(みずあおさぎ)の脛(すね)をうつ
저녁 바람이여 여울물이 왜가리의 정강이 친다.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菜(な)の花や月は東に日は西に。
유채꽃이여 달은 동쪽에 해는 서쪽에.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寂(さび)として客の絶(だ)え間のぼたんかな
괴괴하게도 손님 끊긴 사이의 모란이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つり鐘(がね)に止まりて眠る胡蝶かな
범종에 앉아 하염없이 잠자는 나비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春雨(はるさめ)や物語りゆく蓑(みの)と傘
봄비여 이야기하며 가는 도롱이와 우산.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五月雨(さみだれ)や大河(たいが)を前に家二軒
유월 장마비여 큰 강물 앞의 집 두 채.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ものいはず客と亭主(あるじ)と白菊(しらぎくと)
아무 말 없네 손님도 주인도 흰 국화꽃도. 大島蓼太(おおしまりょた, 1718~1787)

小海老飛(こえびと)ぶ汐干(しおひ)の跡(あと)の忘(わすれ)水。
잔 새우 뛰네 썰물이 남기고 간 웅덩이에서. ―勝見二柳(かつみじりゆう, 1723~1803)

白きくや籬(まがき)をめぐる水の音。
흰 국화꽃이여 바자울을 맴도는 물소리로구나. ―勝見二柳(かつみじりゆう, 1723~1803)

枯れ蘆(あし)の日に折(お)れて流れけり。
시든 갈대는 날마다 꺾이어 흘러가느니. ―高桑更(たかくわらんこう, 1726~1798)

暁(あかつき)や鯨(くじら)の吼(ほ)ゆるしもの海。
새벽 서리여 고래가 소리치며 물 뿜는 바다. ―加藤暁台(かとうきょうたい, 1732~1792)

角(つの)上(あ)げて牛人を見る夏野(なつの)かな。
뿔 치켜들고 소가 사람을 보는 여름 들판이로다. ―松岡靑蘿(まつおかせいら, 1740~1791)

雪とけて村一ばいの子どもかな。
눈이 녹아서 마을 가득 애들이로구나.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人も一人蠅(はえ)もひとつや大座敷(おおざしき)。
사람도 한 명 파리도 한 마리, 넓은 응접실에.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麥秋(むぎあき)や子を負ひながらいわし賣り。
보릿가을이여 아기를 업은 채 정어리를 파네.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 麥秋; 보리가 익을 무렵의 초여름.
どんど焼きどんどと雪の降りにけり。
돈도야키여 불꽃 위에 눈이 쏟아지네.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 どんど焼き; 설날 아이들이 대문 앞에 세워 놓았던 소나무 금줄 따위를 모아 정월 보름날에 바깥마당이나 논에서 태우는 놀이.
寝蝶(ねるちょう)や焼野(やけの)の烟かゝる迄。
들불의 연기가 뒤덮일 때까지 잠든 나비여.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 焼野; 野火, 焼け野.
大根引き大根で道を敎へけり。
무를 뽑아 무로 길을 가르쳐 주고.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柿(かき)食えば鐘(かね)が鳴るなり法隆寺(ほうりゅうじ)。
감을 먹으면 범종이 울리도다, 호오류우지.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いくたびも雪の深さを尋ねけり。
몇 번이고 눈의 깊이를 더듬어 재보고.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枝豆(えだまめ)や月は糸瓜(へちま)の棚(たな)にあり
가지째 꺽은 풋콩과 달은 수세미외 시렁에 있네.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枝豆(えだまめ)や三寸(さんずん)飛んで口に入る。
가지째 꺽은 풋콩이 튀어서 세치 입으로 들어가네.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鶏頭(ケイトウ)の十四五本もありぬべし。
그래도 맨드라미꽃 열 너댓 대궁이나 있구나.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ある僧の月も待たずに帰りけり
어느 스님, 보름달을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가는구나.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稻妻(いなずま)や桧(ひき)ばかりの谷ひとつ
번갯불이여 노송나무 한 그루뿐인 골짜기.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菜(やさい)の花やぱつとあかるき町はづれ
유채꽃이 확 번져 환한 변두리의 마을.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門を出て十步に秋の海広し。
문을 나서서 열 걸음만 걸어도 가을의 난바다.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大空(おおぞら)に又わき出(い)てしことりかな。
넓은 하늘에 또다시 솟아오르는 작은 새로구나.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流れ行く大根の葉の早さかな
흘러가는 무 이파리 빠르기도하구나.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遠山(とおやま)に日の当たりたる枯野(これの)かな
먼 산의 해와 맞닿은 겨울들판이로구나.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鴨(かも)の中の一つの鴨を見てるたり
오리 떼 중의 오리 한 마리를 보고 또 보고.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芋(さといも)の露(つゆ)連山(れんざん)影(かげ)を正(ただ)しうす
토란잎의 이슬 산줄기의 그림자를 떠올리고 있네. ―飯田蛇笏(いいだだこつ, 1885~1962)
  
広島や卵(たまご)食(く)ふ(う)口開。
히로시마여 달걀 먹을 때 절로 입이 벌어지도다. ―西東三鬼(さいとうさんき, 1900~1962)

さやけくて妻とも知(し)らずすれちがふ(う)。
날씨 하 청명해 아낸 줄도 모르고 스쳐 지나도다. ―西垣脩(にしかきしゅう, 1910~1978)

山鳩(やまばと)よみればまはりに雪がふる
산비둘기여 사방을 둘러보면 눈발이 쏟아진다.高屋窓秋(たかやそうしゅう, 1913~1999)

船(ふね)燒(やき)捨てし船長(しせんちょう)は泳(およ)ぐかな。
배 불살라 버리고 선장은 헤엄치노라. ―高柳重信(たかやなぎしげのぶ, 1923~1983 )


芭蕉俳句全集
梢(こずえ)よりあだに落ちげり蟬のから(우듬지에서 허무하게 지는구나 매미의 허물)-松尾芭蕉
주근옥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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