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시는 법 아닌 마음 다스리는 법
일본 차 문화의 중심에는 말차(抹茶)가 있다. 일본어로 맛차라고 부르는 가루차는 그늘에서 키운 새순을 쪄서 건조한 뒤 맷돌에 곱게 갈아 만든다. 여기에 섭씨 60~70도의 물을 부어 기포가 생기도록 잘 저어 마시는데, 다도(茶道)라고 하는 일본 차 문화는 차맛을 음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절차에 따라 차를 마시는 행위는 정신 수양으로 여겨져 차를 만드는 주인과 마시는 손님의 예법이 정해져 있다. 다실(茶室)과 다구(茶具)도 정형화돼 있다. 8세기 중국에서 전해진 일본의 차 문화를 완성한 사람은 16세기의 센노리큐(千利休)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스승이었던 그는 오늘날과 같은 다도 양식을 만들었다. 그의 자손들이 계승한 일본 다도는 오모테센케(表千家), 무샤노코지센케(武子小路千家), 우라센케(裏千家) 세 갈래로 나뉘었다. 그중에서 우라센케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 출장소를 두고 있는 일본 다도의 최대 유파다.
격식에 따라 절제된 몸가짐으로
“족자만큼 중요한 차 도구가 없다고 할 만큼 족자는 다회의 중심이 된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족자에 적힌 선어(禪語)의 깨달음을 차에 담아 마신다”고 했다.
차를 내는 행다(行茶)를 뜻하는 데마에(点前)는 엄격한 절차와 격식을 바탕으로 한다. 차를 만드는 주인은 데마에 전에 행주를 접고 찻잔을 훔치고, 각종 다구를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한다. 차를 만드는 방법도 우스차(薄茶)와 고이차(濃茶)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스차를 익힌 후 고이차 수련으로 나아간다. 손님의 법도 역시 입실(入室)하고 과자를 먹고, 차를 마시고, 찻잔을 감상하는 등으로 정해져 있다. 무라마쓰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화경청적(和敬淸寂), 곧 조화로움과 존경, 맑고 흔들림 없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라센케 다도는 차를 내는 순서뿐 아니라 과정을 통해 정신을 고양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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