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8일 화요일

和敬淸寂 화경청적

임어당은 그의 다론(茶論)에서 이렇게 말한다.
차의 성질 중에는 우리들을 한가하고 고요한 인생의 명상에로 이끄는 힘이 있다.
어린애들이 울고 있는 곳에서 차를 마신다거나
시시덕거리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이나 정치를 논하는 무리들과 더불어
차를 마신다는 것은 비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 차를 마시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차의 성질 자체가 맑고 향기로운 것이므로
비오거나 흐린 날에는 제맛이 나지 않을 뿐더러 그 분위기가 적합치 않다.
차는 고도로 승화된 미의식(美意識)의 세계다.
그러므로 먼저 그 분위기와 조건이 가려져야 한다.
흔히 다도(茶道)의 정신으로 화경청적(和敬淸寂)을 들고 있다.
화평하고 예절있고 맑고 고요한 분위기여야 한다는 것.
따라서 차맛을 진짜로 알게되면 '화경청적'의 덕이
곧 그 사람의 인품으로 배이게 될 것이다.
차를 즐겨 드는 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바지만
함께 마시는 사람의 수가 적어야 차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객(客)이 많으면 시끄러워 지고 시끄러우면 차의 은은한 매력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초의선사도 그의 동다송(東茶頌)에서 밝히고 있다.
차를 마시는 법은 객이 많으면 수선스럽고 수선스러우면 아늑한 정취가 없어진다.
홀로 마시면 신묘하고,
둘이서 마시면 좋고,
서넛이 마시면 유쾌하고,
대여섯이 마시면 덤덤하고,
칠팔인이 마시면 나눠먹이와 같다
법정(法頂)수상집 서 있는 사람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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