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6일 수요일
2012년 9월 20일 목요일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月下獨酌 李白 달빛 아래서 혼자 술을 마셨소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나무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친구 없이, 혼자 술을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마주하니 셋이 친구 되었네
月旣不解飮(월기부해음), ;달은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니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부질없이 나를 따라 다니네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잠시 달을 친구하고 그림자 거느리고
行樂須及春(항낙수급춘). ;즐거움을 누리는 이 일 봄에야 가능하리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도 따라다니고
我舞影零亂(아무영령난).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깨어서는 함께 서로 기뻐하고
醉后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각자 나누어 흩어진다.
永結無情游(영결무정유),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귐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서로 기약하자.
靜夜思 李白 고요한 밤에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 : 침상 앞에서 달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雪(의시지상설) : 땅에 눈 내린 것 아닌가 생각했네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 : 고개 들어 산에 걸린 달 바라보니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 고향 생각에 머리가 숙여진다
山中與幽人對酌 李白 산속에서 은자와 대작하다
山中與幽人對酌(산중여유인대작)-李白(이백)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 산에는 꽃이 피고 두 사람 술을 나눈다
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 : 한 잔, 한 잔 또 한 잔
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 : 내가 취하여 잠이 오니 그대는 돌아가
明日有意抱琴來(명일유의포금래) :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시게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 산에는 꽃이 피고 두 사람 술을 나눈다
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 : 한 잔, 한 잔 또 한 잔
我醉欲眠君且去(아취욕면군차거) : 내가 취하여 잠이 오니 그대는 돌아가
明日有意抱琴來(명일유의포금래) :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시게
友人會宿 李白 친구들 모여 잠자다
友人會宿(우인회숙)-李白(이백)
滌蕩千古愁(척탕천고수) : 천고의 시름 씻어보자고
留連百壺飲(류련백호음) : 연달아 백병의 술을 마신다
良宵宜清談(량소의청담) : 이 좋은 밤, 이야기나 나누세
皓月未能寢(호월미능침) : 휘영청 밝은 달, 잠 잘 순 없어
醉來臥空山(취래와공산) : 취하여 빈 산에 누우니
天地即衾枕(천지즉금침) : 하늘과 땅이 바로 내 이불, 내 베개로세
滌蕩千古愁(척탕천고수) : 천고의 시름 씻어보자고
留連百壺飲(류련백호음) : 연달아 백병의 술을 마신다
良宵宜清談(량소의청담) : 이 좋은 밤, 이야기나 나누세
皓月未能寢(호월미능침) : 휘영청 밝은 달, 잠 잘 순 없어
醉來臥空山(취래와공산) : 취하여 빈 산에 누우니
天地即衾枕(천지즉금침) : 하늘과 땅이 바로 내 이불, 내 베개로세
秋蒲歌 李白 추포가
白髮三千丈(백발삼천장) : 백발은 길이가 삼천 길
緣愁似個長(연수사개장) : 근심 때문에 이렇게 자랐다.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 : 모르겠구나, 맑은 거울 속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 : 어느 곳에서 서리를 얻어왔나.
緣愁似個長(연수사개장) : 근심 때문에 이렇게 자랐다.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 : 모르겠구나, 맑은 거울 속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 : 어느 곳에서 서리를 얻어왔나.
兵亂後雜詩 呂本中 전란을 겪고 나서
兵亂後雜詩(병란후잡시)
呂本中(여본중)
전란을 겪고 나서
萬事多飜覆
蕭蘭不辨眞
汝爲誤國賊
我作破家人
求飽羹無糝
澆愁爵有塵
往來梁上燕
相顧却情親
萬事多飜覆(만사다번복)
이 세상 모든 일 뒤집힐 때가 많은 법,
蕭蘭不辨眞(소란불변진)
쑥과 난의 진위를 가리지 못하였네.
汝爲誤國賊(여위오국적)
너희는 나라를 망친 도적들이요,
我作破家人(아작파가인)
이 몸은 집안을 망친 불쌍한 인간이다.
求飽羹無糝(구포갱무삼)
배를 불리자니 국에는 건더기가 없고,
澆愁爵有塵(요수작유진)
근심을 떨치자니 잔에는 먼지가 앉았네.
往來梁上燕(왕래양상연)
날아갔다 돌아오는 들보위의 제비들은,
相顧却情親(상고각정친)
서로 돌아보는 모습이 사람보다 다정하네.
呂本中(여본중)
전란을 겪고 나서
萬事多飜覆
蕭蘭不辨眞
汝爲誤國賊
我作破家人
求飽羹無糝
澆愁爵有塵
往來梁上燕
相顧却情親
萬事多飜覆(만사다번복)
이 세상 모든 일 뒤집힐 때가 많은 법,
蕭蘭不辨眞(소란불변진)
쑥과 난의 진위를 가리지 못하였네.
汝爲誤國賊(여위오국적)
너희는 나라를 망친 도적들이요,
我作破家人(아작파가인)
이 몸은 집안을 망친 불쌍한 인간이다.
求飽羹無糝(구포갱무삼)
배를 불리자니 국에는 건더기가 없고,
澆愁爵有塵(요수작유진)
근심을 떨치자니 잔에는 먼지가 앉았네.
往來梁上燕(왕래양상연)
날아갔다 돌아오는 들보위의 제비들은,
相顧却情親(상고각정친)
서로 돌아보는 모습이 사람보다 다정하네.
擬古 李白 달빛과 수심
擬古 의고 달빛과 수심
李白(唐) 이백
月色不可掃 월색부가소 달빛 쓸어버릴 수 없고
客愁不可道 객수부가도 나그네 시름 형용할 길 없네
玉露生秋夜 옥로생추야 가을 밤 구슬 같은 이슬 내리고
流螢飛百草 유형비백초 풀 섶에 이리저리 반딧불 나네
客愁不可道 객수부가도 나그네 시름 형용할 길 없네
玉露生秋夜 옥로생추야 가을 밤 구슬 같은 이슬 내리고
流螢飛百草 유형비백초 풀 섶에 이리저리 반딧불 나네
日月終銷毁 일월종소훼 해와 달 끝내는 스러질 것
天地同枯槁 천지동고고 하늘과 땅 모두 시들고 말것
혜고啼靑松 혜고제청송 매미 소나무에 붙어 울지만
安見此樹老 안견차수로 그 소나무 늙은 모습을 어찌 볼 수 있으랴
金丹寧誤俗 금단녕오속 속인들 금단 먹고 장생불로 한다지만
昧者難精討 매자난정토 어리석은 무리들은 찾아들기 어려운 경지
爾非千歲翁 이비천세옹 사람은 천 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多恨去世早 다한거세조 저마다 인생이 짧다고 한스러워하네
飮酒入玉壺 음주입옥호 술 마시고 옥호에 들어앉아
藏身以爲寶 장신이위보 차라리 몸을 숨김이 보배로운 지혜
秋朝覽鏡 薛稷 가을아침 거울을 보고
가을아침 거울을 보고-
추조람경(秋朝覽鏡)-설직(薛稷)
客心驚落木(객심경낙목) : 나그네 마음 지는잎 소리에 놀라고
夜坐聽秋風(야좌청추풍) : 밤새 홀로 앉아 가을 바람소리 듣네
朝日看容髮(조일간용발) : 아침에 얼굴 비쳐 보니
生涯在鏡中(생애재경중) : 내 삶이 거울 속에 있구나
추조람경(秋朝覽鏡)-설직(薛稷)
客心驚落木(객심경낙목) : 나그네 마음 지는잎 소리에 놀라고
夜坐聽秋風(야좌청추풍) : 밤새 홀로 앉아 가을 바람소리 듣네
朝日看容髮(조일간용발) : 아침에 얼굴 비쳐 보니
生涯在鏡中(생애재경중) : 내 삶이 거울 속에 있구나
2012년 9월 18일 화요일
중정(中正)
다도(茶道)는 차와 물과 불이 최적의 조합으로 만나 이뤄내는 지선(至善)의 경지를 추구한다. 초의(艸衣) 스님은 차 안의 신령한 기운을 다신(茶神)이라 하고, 다신을 불러내려면 차와 물과 불이 중정(中正)의 상태로 만나야 함을 강조했다.
먼저 좋은 찻잎을 제때 따서 법대로 덖는다. 찻잎을 딸 때는 계절을 따지고 시간과 날씨도 가린다. 덖을 때는 문화(文火)와 무화(武火), 즉 불기운의 조절이 중요하다. 물은 그 다음이다. 좋은 물이라야 차가 제 맛을 낸다. 다만 알맞게 끓여야 한다. 물이 덜 끓으면 떫고, 너무 끓으면 쇤다. 이제 차와 물이 만난다. 차를 넣어 우린다. 적당량의 차를 적절한 시점에 넣고, 제때에 따라낸다. 이러한 여러 과정 중의 하나만 잘못되어도 다신(茶神)은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찻잎을 따서 덖고, 찻물을 길어 끓이며, 찻잎을 넣어 우리는 모든 과정에 중정(中正)의 원리가 적용된다. 더도 덜도 아닌 꼭 알맞은 상태가 중정(中正)이다. 다도는 결국 이 각각의 단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얻는 데 달렸다.
인간의 삶에 비춰 봐도 중정의 원리는 중요하다. 차가 정신이면 물은 육체다.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유지하고, 문무를 겸비하며, 때의 선후를 잘 판단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세상이 나를 알아줘도 내가 그에 걸맞은 자질을 못 갖추었다면 물은 좋은데 차가 나쁜 것이다. 내 준비가 덜 됐는데 세상이 나를 부르거나, 내가 준비되었을 때 세상이 나를 돌아보지 않음은 문무(文武)가 조화를 잃은 것에 해당한다. 차와 물과 불이 조화를 얻어도, 너무 서두르거나 미적거려 중정을 잃으면 차 맛을 버린다. 과욕을 부려 일을 그르치거나, 상황을 너무 낙관하다가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경우다.
초의는 '동다송(東茶頌)'에서 노래한다. 체와 신이 온전해도 중정 잃음 염려되니, 중정이란 건(健)과 영(靈)이 나란함에 불과하네 차 좋고 물 좋아도 중정을 잃으면 차가 제 맛을 잃고 만다. 중정은 차건수령(茶健水靈), 즉 물이 활기를 잃지 않아 건강하고, 차가 신령스런 작용을 나타내는 최적의 상태를 뜻한다. 다신은 그제야 정체를 드러낸다. 사람 사는 일도 다를 게 하나 없다. 삶이 중정의 최적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찌 잠시인들 경거망동할 수 있겠는가?
조선일보
먼저 좋은 찻잎을 제때 따서 법대로 덖는다. 찻잎을 딸 때는 계절을 따지고 시간과 날씨도 가린다. 덖을 때는 문화(文火)와 무화(武火), 즉 불기운의 조절이 중요하다. 물은 그 다음이다. 좋은 물이라야 차가 제 맛을 낸다. 다만 알맞게 끓여야 한다. 물이 덜 끓으면 떫고, 너무 끓으면 쇤다. 이제 차와 물이 만난다. 차를 넣어 우린다. 적당량의 차를 적절한 시점에 넣고, 제때에 따라낸다. 이러한 여러 과정 중의 하나만 잘못되어도 다신(茶神)은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찻잎을 따서 덖고, 찻물을 길어 끓이며, 찻잎을 넣어 우리는 모든 과정에 중정(中正)의 원리가 적용된다. 더도 덜도 아닌 꼭 알맞은 상태가 중정(中正)이다. 다도는 결국 이 각각의 단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얻는 데 달렸다.
인간의 삶에 비춰 봐도 중정의 원리는 중요하다. 차가 정신이면 물은 육체다.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유지하고, 문무를 겸비하며, 때의 선후를 잘 판단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세상이 나를 알아줘도 내가 그에 걸맞은 자질을 못 갖추었다면 물은 좋은데 차가 나쁜 것이다. 내 준비가 덜 됐는데 세상이 나를 부르거나, 내가 준비되었을 때 세상이 나를 돌아보지 않음은 문무(文武)가 조화를 잃은 것에 해당한다. 차와 물과 불이 조화를 얻어도, 너무 서두르거나 미적거려 중정을 잃으면 차 맛을 버린다. 과욕을 부려 일을 그르치거나, 상황을 너무 낙관하다가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경우다.
초의는 '동다송(東茶頌)'에서 노래한다. 체와 신이 온전해도 중정 잃음 염려되니, 중정이란 건(健)과 영(靈)이 나란함에 불과하네 차 좋고 물 좋아도 중정을 잃으면 차가 제 맛을 잃고 만다. 중정은 차건수령(茶健水靈), 즉 물이 활기를 잃지 않아 건강하고, 차가 신령스런 작용을 나타내는 최적의 상태를 뜻한다. 다신은 그제야 정체를 드러낸다. 사람 사는 일도 다를 게 하나 없다. 삶이 중정의 최적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찌 잠시인들 경거망동할 수 있겠는가?
조선일보
한국의 茶禮, 일본의 茶道, 중국의 茶藝
차 마시는 법 아닌 마음 다스리는 법
일본 차 문화의 중심에는 말차(抹茶)가 있다. 일본어로 맛차라고 부르는 가루차는 그늘에서 키운 새순을 쪄서 건조한 뒤 맷돌에 곱게 갈아 만든다. 여기에 섭씨 60~70도의 물을 부어 기포가 생기도록 잘 저어 마시는데, 다도(茶道)라고 하는 일본 차 문화는 차맛을 음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절차에 따라 차를 마시는 행위는 정신 수양으로 여겨져 차를 만드는 주인과 마시는 손님의 예법이 정해져 있다. 다실(茶室)과 다구(茶具)도 정형화돼 있다. 8세기 중국에서 전해진 일본의 차 문화를 완성한 사람은 16세기의 센노리큐(千利休)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스승이었던 그는 오늘날과 같은 다도 양식을 만들었다. 그의 자손들이 계승한 일본 다도는 오모테센케(表千家), 무샤노코지센케(武子小路千家), 우라센케(裏千家) 세 갈래로 나뉘었다. 그중에서 우라센케는 전 세계 10여 개국에 출장소를 두고 있는 일본 다도의 최대 유파다.
격식에 따라 절제된 몸가짐으로
“족자만큼 중요한 차 도구가 없다고 할 만큼 족자는 다회의 중심이 된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족자에 적힌 선어(禪語)의 깨달음을 차에 담아 마신다”고 했다.
차를 내는 행다(行茶)를 뜻하는 데마에(点前)는 엄격한 절차와 격식을 바탕으로 한다. 차를 만드는 주인은 데마에 전에 행주를 접고 찻잔을 훔치고, 각종 다구를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한다. 차를 만드는 방법도 우스차(薄茶)와 고이차(濃茶)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스차를 익힌 후 고이차 수련으로 나아간다. 손님의 법도 역시 입실(入室)하고 과자를 먹고, 차를 마시고, 찻잔을 감상하는 등으로 정해져 있다. 무라마쓰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화경청적(和敬淸寂), 곧 조화로움과 존경, 맑고 흔들림 없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라센케 다도는 차를 내는 순서뿐 아니라 과정을 통해 정신을 고양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한다.
和敬淸寂 화경청적
임어당은 그의 다론(茶論)에서 이렇게 말한다.
차의 성질 중에는 우리들을 한가하고 고요한 인생의 명상에로 이끄는 힘이 있다.
어린애들이 울고 있는 곳에서 차를 마신다거나
시시덕거리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이나 정치를 논하는 무리들과 더불어
차를 마신다는 것은 비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 차를 마시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차의 성질 자체가 맑고 향기로운 것이므로
비오거나 흐린 날에는 제맛이 나지 않을 뿐더러 그 분위기가 적합치 않다.
차는 고도로 승화된 미의식(美意識)의 세계다.
그러므로 먼저 그 분위기와 조건이 가려져야 한다.
흔히 다도(茶道)의 정신으로 화경청적(和敬淸寂)을 들고 있다.
화평하고 예절있고 맑고 고요한 분위기여야 한다는 것.
따라서 차맛을 진짜로 알게되면 '화경청적'의 덕이
곧 그 사람의 인품으로 배이게 될 것이다.
차를 즐겨 드는 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바지만
함께 마시는 사람의 수가 적어야 차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객(客)이 많으면 시끄러워 지고 시끄러우면 차의 은은한 매력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초의선사도 그의 동다송(東茶頌)에서 밝히고 있다.
차를 마시는 법은 객이 많으면 수선스럽고 수선스러우면 아늑한 정취가 없어진다.
홀로 마시면 신묘하고,
둘이서 마시면 좋고,
서넛이 마시면 유쾌하고,
대여섯이 마시면 덤덤하고,
칠팔인이 마시면 나눠먹이와 같다
법정(法頂)수상집 서 있는 사람들 中에서
차의 성질 중에는 우리들을 한가하고 고요한 인생의 명상에로 이끄는 힘이 있다.
어린애들이 울고 있는 곳에서 차를 마신다거나
시시덕거리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이나 정치를 논하는 무리들과 더불어
차를 마신다는 것은 비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 차를 마시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차의 성질 자체가 맑고 향기로운 것이므로
비오거나 흐린 날에는 제맛이 나지 않을 뿐더러 그 분위기가 적합치 않다.
차는 고도로 승화된 미의식(美意識)의 세계다.
그러므로 먼저 그 분위기와 조건이 가려져야 한다.
흔히 다도(茶道)의 정신으로 화경청적(和敬淸寂)을 들고 있다.
화평하고 예절있고 맑고 고요한 분위기여야 한다는 것.
따라서 차맛을 진짜로 알게되면 '화경청적'의 덕이
곧 그 사람의 인품으로 배이게 될 것이다.
차를 즐겨 드는 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바지만
함께 마시는 사람의 수가 적어야 차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객(客)이 많으면 시끄러워 지고 시끄러우면 차의 은은한 매력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초의선사도 그의 동다송(東茶頌)에서 밝히고 있다.
차를 마시는 법은 객이 많으면 수선스럽고 수선스러우면 아늑한 정취가 없어진다.
홀로 마시면 신묘하고,
둘이서 마시면 좋고,
서넛이 마시면 유쾌하고,
대여섯이 마시면 덤덤하고,
칠팔인이 마시면 나눠먹이와 같다
법정(法頂)수상집 서 있는 사람들 中에서
杜甫 曲江 人生七十古來稀
曲江二首
一片花飛減却春 한 조각 꽃잎이 져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風飄萬點正愁人 만 점 바람에 날리니 참으로 시름에 잠기네
且看欲盡花經眼 지는 꽃잎 눈앞을 스쳐 지나감도 잠깐이려니
莫厭傷多酒入脣 몸 상할까 두려워 술 마심을 꺼리지는 말라
江上小堂巢翡翠 강가 작은 정자엔 비취새 깃들었고
苑邊高塚臥麒麟 뒷뜰가 높은 무덤에 기린석상도 누웠어라
細推物理須行樂 세상이치 따져보건대 모름지기 즐거움을 따를지니
何用浮榮絆此身 어찌 헛된 이름에 이 한 몸 얽매일 필요 있으랴
朝回日日典春衣 조회가 끝나고 돌아와서는 날마다 봄옷을 저당잡히고
每日江頭盡醉歸 매일같이 강가에서 진탕 취해 돌아간다
酒債尋常行處有 외상 술값은 가는데 마다 깔렸고
人生七十古來稀 사람이 칠십 사는 건 옛부터 드물다고 했지
穿花蛺蝶深深見 나비들은 뚫을듯이 꽃에 파묻혀 보이고
點水蜻蜓款款飛 잠자리는 물을 찍으며 천천히 날아다니네
傳語風光共流轉 전해오는 말로 아름다운 경치도 우리 인생처럼 흘러가는 거라니
暫時相賞莫相違 잠시나마 경치 즐김을 어기지나 맙시다
一片花飛減却春 한 조각 꽃잎이 져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風飄萬點正愁人 만 점 바람에 날리니 참으로 시름에 잠기네
且看欲盡花經眼 지는 꽃잎 눈앞을 스쳐 지나감도 잠깐이려니
莫厭傷多酒入脣 몸 상할까 두려워 술 마심을 꺼리지는 말라
江上小堂巢翡翠 강가 작은 정자엔 비취새 깃들었고
苑邊高塚臥麒麟 뒷뜰가 높은 무덤에 기린석상도 누웠어라
細推物理須行樂 세상이치 따져보건대 모름지기 즐거움을 따를지니
何用浮榮絆此身 어찌 헛된 이름에 이 한 몸 얽매일 필요 있으랴
朝回日日典春衣 조회가 끝나고 돌아와서는 날마다 봄옷을 저당잡히고
每日江頭盡醉歸 매일같이 강가에서 진탕 취해 돌아간다
酒債尋常行處有 외상 술값은 가는데 마다 깔렸고
人生七十古來稀 사람이 칠십 사는 건 옛부터 드물다고 했지
穿花蛺蝶深深見 나비들은 뚫을듯이 꽃에 파묻혀 보이고
點水蜻蜓款款飛 잠자리는 물을 찍으며 천천히 날아다니네
傳語風光共流轉 전해오는 말로 아름다운 경치도 우리 인생처럼 흘러가는 거라니
暫時相賞莫相違 잠시나마 경치 즐김을 어기지나 맙시다
俳句 選集
落花枝に歸ると見れば胡蝶かな。
지는 벚꽃 가지로 돌아간다 보았더니 나비로구나. ―荒木田守武(あらきだもりたけ, 1473~1549)
生魚(なまうお)の切目(きりめ)の塩(しお)や秋の風。
생선의 칼자국에 뿌린 소금이여 가을바람. ―松江重頼(まつえしげより, 1602~1680)
やあしばらく花に對して鐘撞(かねつ)く事。
어허 잠깐만 벚꽃을 향해 종치는 것은. ―松江重頼(まつえしげより, 1602~1680)
ながむとて花にもいたし頸(くび)の骨。
벚꽃을 올려다보느라 목이 뻐근해라. ―松江重頼(まつえしげより, 1602~1680)
長持(ながもち)へ春ぞ暮れ行く更衣(ころもがえ)。
장지 속으로 봄이 저물어가네 옷 갈아입기. ―井原西鶴(いはらさいかく, 1642~1693)
猫(ねこ)逃(に)げて梅ゆすりげり朧月(おぼろづき)。
고양이 달아나 매화 흔들었도다 어스름 달밤. ―池西言水(いけにしごんすい, 1650~1722)
枯木(こがらし)の果てはありげり海の音。
고목 가지 끝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호수의 물소리. ―池西言水(いけにしごんすい, 1650~1722)
* 琵琶湖(びわご)를 가리킴.
菜の花や淀(よど)も桂(かつら)も忘れ水。
유채꽃이여 요도도 카츠라도 옹달물인가. ―池西言水(いけにしごんすい, 1650~1722)
* 淀川: 京都 시가지의 남쪽을 서남으로 흐르는 강. 桂川: 京都 서쪽을 남으로 흘러 서남 지점에서 淀川와 합류한다.
目には靑葉(あおば)山ほととぎす初鰹(はつがつお)。
눈에는 신록 귀에는 두견새 입엔 맏물 가다랭이. ―山口素堂(やまぐちそどう, 1642~1716)
* "目には靑葉(あおば)"는 字余り句(音數餘分句)임.
白魚(しらうお)やさながら動く水の色。
뱅어여 마치 움직이는 물빛같구나. ―小西來山(こにしらいざん, 1654~1716)
行水(ぎょうずい)も日まぜになりぬ虫の聲。
등멱하기도 하루 거르기가 됐네 벌레소리. ―小西來山(こにしらいざん, 1654~1716)
夕暮(ゆうぐれ)のものうき雲やいかのぼり。
해질녘의 나른한 구름이여 연이 떠있다. ―椎本才麿(しいのもとさいまろ, 1656~1738)
* 에도(江戶) 시대에는 “たこ(연)”를 “いかのぼり”라고 했다.
猫の子に嗅(か)がれているや蝸牛(かたつむり)。
고양이새끼에게 냄새 맡이고 있네 달팽이. ―椎本才麿(しいのもとさいまろ, 1656~1738)
行水(ぎょうずい)の捨(す)てどころなき虫の聲。
대야의 목물 버릴 장소가 없구나 벌레소리여. ―椎本才麿(しいのもとさいまろ, 1656~1738)
枯枝(かれえだ)に烏(からす)のとまりたるや秋の暮。
마른 가지에 까마귀 앉아있네 가을 어스름.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烏(からす)のとまりたるや"는 字余り句(音數餘分句)임.
芭蕉野分(のわき)して盥(たらい)に雨を聞く夜(よ)かな。
파초에 태풍불고 대야의 빗방울 소리 듣는 밤이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芭蕉野分して"는 字余り句(音數餘分句)임.
荒海(あらうみ)や佐渡(さど)に橫たふ天(あま)の川。
거친 바다여 사도에 가로놓인 은하수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佐渡: 혼슈우 중부 서북방에서 180리 떨어진 섬. 유배지.
物いへばくちびる寒し秋の風。
말을 하면은 입술이 시리도다 가을바람.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閑かさや岩にしみ入る蟬の聲。
한적함이여 바위에 스며드는 매미소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やがて死ぬけしきは見えず蟬の聲。
곧 죽을 듯한 기색은 안 보이네 매미소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この道や行く人なしに秋の暮。
이 길 한 가닥 가는 사람도 없이 저무는 가을.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旅に病んで夢は枯野をかけめぐる。
병든 나그네 꿈은 겨울 들판을 헤매이노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亡(な)き人の小袖(こそで)も今や土用干(どようぼし)。
죽은 사람의 평상복도 이제는 햇볕에 쬔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粽結(ちまきゆ)ふ片手(かたで)にはさむ額髮(ひたいかみ)。
한 손으로 떡을 묶으며 치켜 올리는 이마의 머리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古池や蛙飛こむ水の音。
오래된 연못이여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道のべの木槿(むくげ)は馬に食は(わ)れげり。
길가에 핀 무궁화꽃 말이 그만 뜯어먹는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夜ル竊(ヒソカ)ニ虫は月下(げっか)の栗(くり)を穿(うが)つ。
밤에 남몰래 벌레는 달빛 속의 알밤을 갉는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このほどを花に礼いふ別れかな。
며칠 환대를 받고 꽃에다 인사하는 이별이어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五月雨(さみだれ)を集まて早し最上川(もがみがわ)。
유월의 장마비를 모아서 빠르구나 모가미강.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草臥(くたび)れて宿借(やどか)るころや藤の花。
행려(行旅)에 지쳐 숙소 정할 무렵의 등꽃.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いざさらば雪見(ゆきみ)にころぶ所まで。
그럼 안녕 눈 구경하러 갔다 오겠네 넘어지는 데까지.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木(こ)のもとに汁(しる)も鱠(なます)も櫻かな。
나무 밑에는 국에도 생선회에도 벚꽃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海士(あま)の家(や)は小海老(こえび)にまじるいとどかな。
어부의 집은 잔 새우에 섞이는 꼽등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 꼽등이: 귀뚜라미 비슷한 곤충.
梢(こずえ)よりあだに落ちげり蟬のから。
우듬지에서 허무하게 지는구나 매미의 허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船足(はなあし)も休むときあり浜の桃。
배도 가다가 쉬는 때가 있구나, 해변의 복사꽃。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ほろほろと山吹(やまふき)散るか滝(たき)の音。
폴폴 나리며 황매화가 지는구나 폭포소리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飛ぶ鮎(あゆ)も月の光のあまりかな。
뛰는 은어도 교교한 달빛의 나머지어라.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一つ家(や)に遊女(ゆうじょ)も寢たり萩(はぎ)と月。
한 지붕 밑에 창녀도 묵었도다 싸리와 달빛.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白露(しらつゆ)もこぼさぬ萩のうねりかな。
이슬방울도 흘리지 않는 싸리의 너울거림이여.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朝顔(あさがお)に我(われ)は飯(めし)食う男かな。
나팔꽃 앞에서 나는 아침밥 먹는 사내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棧(かげはし)や命をからむ蔦(つた)かつ(ず)ら。
벼랑의 잔교(棧橋)여 목숨을 휘어 감는 당쟁이 덩굴.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掬(むす)ぶよりはや齒にひびく泉(いずみ)かな。
움켜 뜨자마자 지레 이가 시리는 샘물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ひやひやと壁をふまへて昼寢(ひるね)かな。
서늘하게 누워서 벽을 밟고 낮잠이로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五月雨(さみだれ)に鶴(つる)の足短くなれり。
장맛비 내려 두루미의 다리가 짧아졌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馬ぼくぼく我(われ)を絵(え)に見る夏野(なつの)かな。
말 터벅터벅, 내가 나를 그림으로 보는 여름의 들판.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よく見れば薺花(なずなはな)咲く垣根(かきね)かな。
잘 들여다보니 냉이 꽃이 피어있는 울타리로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衰(おとろ)ひや歯(は)に喰ひ当てし海苔(のり)の砂(すな)。
삭은 이빨에 정통으로 씹힌 김 속의 모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名月(めいげつ)や門(かど)にさしくる潮(しお)がしら。
보름달이여 사립문까지 밀려드는 물마루.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蝶(ちょう)の羽(は)のいくたび越(こ)ゆる塀(へい)の屋根。
나비의 날개 몇 번이고 넘는 담장의 지붕.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青柳(あおやぎ)の泥(どろ)にしだるる潮干(しほひ)かな。
푸른 버들가지 진흙에 드리워진 썰물이구나.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秋風や桐(きり)に動きて蔦(つた)の霜(しも)。
가을바람이여 오동나무 가지에 매달려 흔들리는 담쟁이 잎의 서릿발.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朝顔や昼は錠(じょう)おろす門(もん)の垣(かき)。
나팔꽃이여 낮에는 대문의 자물쇠 내려놓는다. ―松尾芭蕉(まつおばしょう, 1644~1694)
このごろの氷踏(こおりぶ)み割る名殘(なごり)かな。
요즘 깔렸던 얼음을 밟아 깨는 서운함이여. ―坪井社國(つぼいとこく, ?~1690)
尾頭(おかしら)の心もとなき海鼠(なまき)かな。
머리 꼬리의 종잡을 수 없는 해삼이로다. ―向井去來(むかいぎょらい, 1651~1704)
木枯(こがらし)の地にも落さぬ時雨(しぐれ)かな。
초겨울 세찬 바람에도 지지 않고 흩날리는 초겨울비로구나. ―向井去來(むかいぎょらい, 1651~1704)
* 時雨: 추동절에 날이 흐리거나 개거나 무시로 오다 그치다 하는 비.
呼(よび)かへす鮒賣見(ふなうりみ)えぬあられかな。
되불러 봐도 붕어장수 안 보이네 싸락눈이여.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灰捨(はいす)てて白梅(しらうめ)うるむ垣根(かきね)かな。
재를 버리니 흰 매화 흐려지는 울타리로구나.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鷲(わし)の巢(す)の樟(くす)の枯枝(かれえだ)に日(ひ)は入(い)りぬ。
독수리 집의 녹나무 마른 가지를 석양이 비껴가네.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髮剃(かみしり)や一夜(いち)やに金精(さび)て五月雨(さつきあめ)。
면도칼이여 하룻밤 사이 녹슬어 유월 장맛비로구나.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渡(わた)りかけて藻(も)の花のぞく流かな。
징검다리 건너가다가 마름꽃 내려다보는 여울이어라.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下京(しもぎょう)や雪つむ上の夜の雨。
下(하) 쿄오토(京都)여 눈이 쌓인 그 위에 밤비가 내리네. ―野澤凡兆(のざわぼんちょう, ?~1714)
* 下京: 京都三条通(ぎょうとさんじょうどお)り 이남의 지역을 말함. 상인, 직공 등 하층 계급이 살며, 上京(かみぎょう)의 상층계급과 비교됨.
涼風(すずかぜ)や靑田(あおた)の上の雲の影(かげ)。
산들바람이여 벼가 푸릇푸릇 자란 논 위에 구름의 그림자. ―森川許六(もりかわきょりく, 1656~1715)
御命講(おめこう)や頭(あたま)のあを(お)き新比丘尼(しんびくに)。
일련법회(日蓮法會)여 삭발머리 파아란 어린 비구니. ―森川許六(もりかわきょりく, 1656~1715)
明方(あけがた)や城(しろ)をちりまく鴨(かも)の聲。
새벽녘이여 성곽을 둘러싸는 오리소리. ―森川許六(もりかわきょりく, 1656~1715)
川音(かわおと)や木槿(むくげ)咲(さ)く戶(と)は起きず。
여울물소리여 무궁화 핀 집 창문은 아직도 닫혔네. ―立花北枝(たちばなほくし, ?~1716)
池(いけ)の星(ほし)またはらわらと時雨(しぐれ)かな。
연못에 비친 별 또 후두두 내리는 초겨울비로구나. ―立花北枝(たちばなほくし, ?~1716)
明月(めいげつ)や畳(たたみ)の上に松の影。
중추명월의 다다미 위에 비친 솔 그림자여.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初霜(はつしも)に何(なん)とおよるぞ舟(ふね)の中。
이 첫서리에 어이 자고 있을까 배 안의 손님.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この木戶(きど)や鎖(じょう)のさされて冬の月。
이 성문이여 자물쇠가 걸리고 겨울의 달빛.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聲かれて猿(さる)の齒白(はしろ)し峰(みね)の月。
목이 쉬고 원숭이의 이가 희다 산봉우리의 달.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越後屋(えちごや)に衣(きぬ)さく音や更衣(ころもがえ)。
에치고야의 비단 찢는 소리여 옷 갈아 입는 철.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 越後屋: 江戶 日本橋駿河町(にほんばしするがちょう)에 있었던 포목전.
鶯(うぐいす)の身をさかさまに初音(はつね)かな。
꾀꼬리 몸을 거꾸로 하여 첫 울음 우네. ―榎本其角(えのもときかく, 1661~1707)
水底(みなそこ)を見て來た顔(かお)の小鴨(こがも)かな。
물 밑바닥을 보고 나온 얼굴의 쇠오리로구나. ―內藤丈草(ないとうじょそう, 1662~1704)
日の影やごもくの上の親(おや)すずめ。
햇살이여 쓰레기 더미 위의 어미 참새. ―內藤丈草(ないとうじょそう, 1662~1704)
行く雲をねていてみるや夏座敷(なつざしき)。
가는 구름을 누워서 보고 있네 여름 사랑방. ―志太野坡(しだやば, 1662~1740)
鼻紙(はなかみ)の間にしおるるすみれかな。
휴지 안에서 시들어가는 제비꽃이로구나. ―斯波園女(しばそのめ, 1664~1726)
食堂(じきどう)に雀(すずめ)鳴(な)くなり夕時雨(ゆうしぐれ)。
절간 식당에 참새 지저귀도다 초겨울 저녁 비. ―各務支考(かがみしごう, 1665~1731)
浮草(うきくさ)や今朝(けさ)はあちらの岸(きし)にさく。
부평초여 오늘 아침은 저편 물가에 피네. ―中川乙由(なかがわおつゆう, 1675~1739)
朝顔(あさがお)に釣甁(つるべ)とられて貰(もら)ひ(い)水。
나팔꽃 덩굴에 두레박 휘감기어 그냥 물 얻어 온다. ―千代女(ちよじょ, 1703~1775)
月の夜や石に出で鳴なくきりぎりす。
달밤이여 돌 우에 나가 우는 귀뚜라미. ―千代女(ちよじょ, 1703~1775)
* きりぎりす: こおろぎ(귀뚜라미)의 옛말.
離別(はな)れたる身(み)を踏込(ふんご)む(ん)で田植(たう)えかな。
소박을 맞은 몸이 발 들여놓고 모심기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鮎(あゆ)くれよらで過(すぎ)行ゆく夜半(よわ)の門(もん)。
은어를 주며 들르지 않고 지나간 한 밤중의 대문.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不二(ふじ)ひとつ埋(うず)みのこして若葉(わかば)かな。
후지산 하나만 남기고 묻어버린 신록이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斧入(おのいれ)て香(か)におどろくや冬木立(ふゆこだち)。
도끼질하다가 향내에 놀라도다 겨울나무 숲.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夕風(ゆうかぜ)や水靑鷺(みずあおさぎ)の脛(すね)をうつ
저녁 바람이여 여울물이 왜가리의 정강이 친다.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菜(な)の花や月は東に日は西に。
유채꽃이여 달은 동쪽에 해는 서쪽에.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寂(さび)として客の絶(だ)え間のぼたんかな。
괴괴하게도 손님 끊긴 사이의 모란이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つり鐘(がね)に止まりて眠る胡蝶かな。
범종에 앉아 하염없이 잠자는 나비로구나.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春雨(はるさめ)や物語りゆく蓑(みの)と傘。
봄비여 이야기하며 가는 도롱이와 우산.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五月雨(さみだれ)や大河(たいが)を前に家二軒。
유월 장마비여 큰 강물 앞의 집 두 채.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유월 장마비여 큰 강물 앞의 집 두 채. ―与謝蕪村(よさぶそん, 1716~1783)
ものいはず客と亭主(あるじ)と白菊(しらぎくと)。
아무 말 없네 손님도 주인도 흰 국화꽃도. ―大島蓼太(おおしまりょた, 1718~1787)
小海老飛(こえびと)ぶ汐干(しおひ)の跡(あと)の忘(わすれ)水。
잔 새우 뛰네 썰물이 남기고 간 웅덩이에서. ―勝見二柳(かつみじりゆう, 1723~1803)
白きくや籬(まがき)をめぐる水の音。
흰 국화꽃이여 바자울을 맴도는 물소리로구나. ―勝見二柳(かつみじりゆう, 1723~1803)
枯れ蘆(あし)の日に折(お)れて流れけり。
시든 갈대는 날마다 꺾이어 흘러가느니. ―高桑闌更(たかくわらんこう, 1726~1798)
暁(あかつき)や鯨(くじら)の吼(ほ)ゆるしもの海。
새벽 서리여 고래가 소리치며 물 뿜는 바다. ―加藤暁台(かとうきょうたい, 1732~1792)
角(つの)上(あ)げて牛人を見る夏野(なつの)かな。
뿔 치켜들고 소가 사람을 보는 여름 들판이로다. ―松岡靑蘿(まつおかせいら, 1740~1791)
雪とけて村一ばいの子どもかな。
눈이 녹아서 마을 가득 애들이로구나.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人も一人蠅(はえ)もひとつや大座敷(おおざしき)。
사람도 한 명 파리도 한 마리, 넓은 응접실에.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麥秋(むぎあき)や子を負ひながらいわし賣り。
보릿가을이여 아기를 업은 채 정어리를 파네.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 麥秋; 보리가 익을 무렵의 초여름.
どんど焼きどんどと雪の降りにけり。
돈도야키여 불꽃 위에 눈이 쏟아지네.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 どんど焼き; 설날 아이들이 대문 앞에 세워 놓았던 소나무 금줄 따위를 모아 정월 보름날에 바깥마당이나 논에서 태우는 놀이.
寝蝶(ねるちょう)や焼野(やけの)の烟かゝる迄。
들불의 연기가 뒤덮일 때까지 잠든 나비여.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 焼野; 野火, 焼け野.
大根引き大根で道を敎へけり。
무를 뽑아 무로 길을 가르쳐 주고. ―小林一茶(こばやしいっさ, 1763~1827)
柿(かき)食えば鐘(かね)が鳴るなり法隆寺(ほうりゅうじ)。
감을 먹으면 범종이 울리도다, 호오류우지.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いくたびも雪の深さを尋ねけり。
몇 번이고 눈의 깊이를 더듬어 재보고.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枝豆(えだまめ)や月は糸瓜(へちま)の棚(たな)にあり。
가지째 꺽은 풋콩과 달은 수세미외 시렁에 있네.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枝豆(えだまめ)や三寸(さんずん)飛んで口に入る。
가지째 꺽은 풋콩이 튀어서 세치 입으로 들어가네.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鶏頭(ケイトウ)の十四五本もありぬべし。
그래도 맨드라미꽃 열 너댓 대궁이나 있구나.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ある僧の月も待たずに帰りけり。
어느 스님, 보름달을 기다리지 못하고 돌아가는구나.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稻妻(いなずま)や桧(ひのき)ばかりの谷ひとつ。
번갯불이여 노송나무 한 그루뿐인 골짜기.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菜(やさい)の花やぱつとあかるき町はづれ。
유채꽃이 확 번져 환한 변두리의 마을.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門を出て十步に秋の海広し。
문을 나서서 열 걸음만 걸어도 가을의 난바다. ―正岡子規(まさおかしき, 1867~1902)
大空(おおぞら)に又わき出(い)てしことりかな。
넓은 하늘에 또다시 솟아오르는 작은 새로구나.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流れ行く大根の葉の早さかな。
흘러가는 무 이파리 빠르기도하구나.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遠山(とおやま)に日の当たりたる枯野(これの)かな。
먼 산의 해와 맞닿은 겨울들판이로구나.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鴨(かも)の中の一つの鴨を見てるたり。
오리 떼 중의 오리 한 마리를 보고 또 보고. ―高浜虛子(たかはまきょし, 1874~1959)
芋(さといも)の露(つゆ)連山(れんざん)影(かげ)を正(ただ)しうす。
토란잎의 이슬 산줄기의 그림자를 떠올리고 있네. ―飯田蛇笏(いいだだこつ, 1885~1962)
広島や卵(たまご)食(く)ふ(う)口開。
히로시마여 달걀 먹을 때 절로 입이 벌어지도다. ―西東三鬼(さいとうさんき, 1900~1962)
さやけくて妻とも知(し)らずすれちがふ(う)。
날씨 하 청명해 아낸 줄도 모르고 스쳐 지나도다. ―西垣脩(にしかきしゅう, 1910~1978)
山鳩(やまばと)よみればまはりに雪がふる。
산비둘기여 사방을 둘러보면 눈발이 쏟아진다. ―高屋窓秋(たかやそうしゅう, 1913~1999)
船(ふね)燒(やき)捨てし船長(しせんちょう)は泳(およ)ぐかな。
배 불살라 버리고 선장은 헤엄치노라. ―高柳重信(たかやなぎしげのぶ, 1923~1983 )
芭蕉俳句全集
梢(こずえ)よりあだに落ちげり蟬のから(우듬지에서 허무하게 지는구나 매미의 허물)-松尾芭蕉
주근옥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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