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7일 금요일

겨울에 더 위험하다? 고혈압 대비하는 법


고혈압은 최근 중·장년층에서 급증하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과 뇌졸중(중풍) 등의 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병입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10~15%가 가지고 있으며, 60대에서 40% 이상 발행할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빈도가 높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땀을 적게 흘리게 되며 혈액이 진해지고 혈관 수축이 촉진되어 평소보다 혈압이 더욱 오르게 되는데요. 특히, 겨울철 아침은 더욱 위험합니다. 아침에는 혈관 수축이 활발해져 혈압이 상승하는데, 여기에 차가운 바깥 날씨를 만나면 심장발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혈압 환자이며 고령일수록 실내외 기온 차에 따른 혈압 변화가 심하게 나타납니다.

최근 직장인 사이에도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연말, 연초 회식이 많아지면서 과식을 하거나 바쁜 일정으로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가 많아진 것도 증가 원인 중 하나인데요. 잦은 외식으로 조미료 섭취가 늘고 짜게 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혈액 속 지질(기름기)의 함량이 높아지면서 혈압이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동이 부족한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고혈압의 위험이 더 증가하게 됩니다.

고혈압, 합병증 발생 전까지 특별한 증상 없어 위험한 질병

혈압 자주 재기
고혈압의 95% 이상은 체질적으로 발생하며, 뚜렷한 원인을 밝히기 어렵습니다. 이를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고혈압은 유전적인 성향이 강한 질환으로 고혈압 환자들에서 가족력을 물어보면 대부분 환자에서 부모, 형제, 친지 중에 고혈압 환자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양친 어른이 모두 고혈압이 있으면 자녀 중에 고혈압 환자가 발생할 위험이 훨씬 커집니다. 5% 정도에서는 이차적인 원인이 있어서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차적 원인 중에 가장 흔한 원인은 신장염 등이 있어서 발생하는 신성고혈압입니다.

고혈압은 합병증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습니다. 실제로 수년간 고혈압이 있음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바로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고혈압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혈압을 재보는 것이며,적어도 1년에 한 번은 혈압을 측정해야 합니다.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고혈압에 의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을 비롯하여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 등과 대동맥류, 대동맥박리, 경동맥 협착증, 하지동맥 협착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혈압의 합병증 위험도를 상승시키는 다른 위험인자에는 나이(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 남자, 흡연, 당뇨, 고지혈증, 비만증 등이 있습니다.

고혈압의 합병증
그렇다고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높은 혈압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성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잘 조절하면 심장병, 뇌졸중, 심장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압이란?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이 혈관의 벽에 미치는 힘을 잰 것으로 혈압의 종류에는 최고혈압(수축기 혈압)과 최저혈압(확장기 혈압 혹은 이완기 혈압)이 있습니다.

고혈압이란?
가장 이상적인 혈압은 120/80mmHg 이하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심장이 한 번에 내보내는 혈액의 양이 늘어나면 혈압이 높아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140 이상, 이완기 혈압 90 이상인 경우를 뜻합니다.

고혈압의 단계

가벼운 고혈압은 생활요법으로 조절 가능

비교적 가벼운 고혈압의 경우(수축기 혈압 140~159 사이, 이완기 혈압 90~99 사이)에는 비약물요법, 이른바 ‘생활요법’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고혈압을 다스리는 생활요법
적정 체중을 유지하거나 비만인 경우,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 저염식과 저지방, 고섬유질의 식사를 하는 것, 과음을 삼가는 것 등은 각기 혈압 강하효과가 있으며 현재 혈압이 높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러한 생활 습관을 들이면 앞으로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혈압에 근접하는 정도의 혈압을 가진 경우(수축기 혈압 120~139 또는 이완기 혈압 80~90 사이)에는 이러한 생활요법의 중요성이 더 큽니다.

고혈압 약제는 안전벨트와 같다

그러나 대다수 고혈압의 경우에는 생활요법만으로 만족스러운 조절에 이르기가 어려우며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약물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이를 미루고 있다면 고혈압을 잘 다스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가지는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한 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은 차를 탈 때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고혈압을 그대로 놔두는 것은 마치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운전하는 것처럼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큰 위험에 자신을 방치하는 일임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고혈압약
고혈압 약제는 매우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큰 종류만으로도 6~7가지가 있으며 전체 약의 가지 수는 수백 종에 이릅니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적절한 약제, 또는 여러 약제의 조합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약이 부작용을 나타낸다면 얼마든지 다른 약제로 교체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있습니다.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걱정으로 약 복용을 미루지 말고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가면서 적절한 약을 선택한다면 대부분 어렵지 않게 혈압 조절이 가능합니다.

한편 고혈압의 합병증은 별다른 증상이 없기에 잘못된 정보로 불안감을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못된 고혈압 상식

1. 뒷골이 뻐근하고 당기면 고혈압?
‘뒷골이 당긴다’는 증상 때문에 불안해하는 환자가 많은데 사실 고혈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혈압이 전혀 높지 않은 사람에게서도 이러한 증상은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대개는 스트레스나 긴장 등으로 인한 어깨, 목, 두피 근육의 만성적인 긴장 때문에 생기는 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뇌졸중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너무 불안해 할 일은 아니라는 점!

2.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항간에 고혈압약은 한 번 쓰면 평생 써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고혈압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이 때문에 약 먹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약을 쓰는 것은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여,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약을 쓰지 않고도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죠. 실제로 경증 고혈압 환자의 약 20% 정도에서는 식이조절, 운동 등의 비약물요법만으로도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초기치료에서는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약이 많이 필요하다가도 일단 조절되기 시작하면 혈압조절에 필요한 약의 용량을 많이 줄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의 양을 정해서 쓰면 됩니다. 그러나 중등도 고혈압 이상을 가진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혈압이 약에 의해 조절되었다 하여 약을 끊으면 다시 혈압이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아진다, 백의(白衣) 고혈압
혈압이란 것은 수시로 변합니다. 신체적 활동, 감정의 변화, 식사, 수면 등 일상생활의 모든 것들은 혈압을 변동시킵니다. 따라서 딱 한 번 혈압을 재어보고 고혈압이라고 진단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의사가 고혈압을 진단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혼란을 일으키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백의 고혈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white coat hypertension’의 번역인데 병원 밖에서는 정상 혈압이던 사람이 의사의 흰 가운인 white coat만 보면 고혈압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병원에 오면 혈압이 다소 오릅니다. 낯선 환경에 처했을 때 혈압이 약간 오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처음 만난 환자에서 혈압이 높다가도 두 번째 만나면 약을 쓰지 않고도 혈압이 다소 낮아지는 현상을 보는 일도 많습니다. 그중 평상시 혈압은 높지 않으나 병원에 와서 혈압이 오르는 정도가 특히 심한 사람들이 백의 고혈압의 범주에 들며 때로는 고혈압으로 오인되어 약물치료까지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백의 고혈압을 확인하기 위해 의사들은 24시간 동안 휴대하고 다니면서 혈압을 측정하여 기록해주는 특수한 혈압계를 이용해서 검사해보기도 합니다. 평상시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 혈압계 등을 이용하여 자신의 혈압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알아둔다면 이런 혼란의 소지를 훨씬 줄일 수 있고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4.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혈압은 병이 아닙니다. 이러한 오해는 소위 쇼크 현상, 즉 급격한 혈압 저하와 함께 모든 신체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과 혼동되어 와전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심한 출혈이라든가 심각한 심장 기능 저하 등의 위급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혈압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평상시 별 원인 없이 혈압이 낮은 편에 속하는 만성적 저혈압과는 전혀 별개의 이야기죠. 만성적 저혈압이 건강에 해롭다는 증거는 없으며 이를 뒷받침할만한 이론적 근거도 없습니다. 저혈압이란 그저 막연히 혈압이 낮은 편이라는 뜻일 뿐입니다. 혈압이 낮은 사람은 여기저기 아픈 데도 많고 기운이 없다는 속설도 있으나 이 역시 믿을 만한 얘기는 아닙니다. 낮은 혈압으로도 온몸에 피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니 압력이 높아야만 피를 보낼 수 있는 고혈압의 경우보다 능률적인 신체를 가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노인들에게 볼 수 있는 기립성 저혈압은 주의를 요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심혈관계가 빠르게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급격한 자세 변동을 할 때, 즉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혈압이 낮아지고 뇌 혈류가 떨어지면서 어지럽게 되는 것입니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급격한 자세 변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함으로써 낙상이나 골절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을 다스리는 방법

① 자신의 혈압을 체크한다
수은 혈압계가 더 정확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자동 전자 혈압계도 표준점을 맞추어 사용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혈압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혈압이 조금 오른다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만약 계속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②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은 주의가 필요하다
외출 시에는 옷을 충분히 갖춰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며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도 중요합니다. 실내온도가 1도씩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이 1.3mmHg, 이완기 혈압이 0.6mmHg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③ 자신의 몸무게를 조절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이 체중을 5kg 정도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10mmHg 이완기 혈압을 5mmHg 정도 떨어뜨릴 수 있고, 고혈압 약제에 대한 효과도 증가합니다. 그런데 활동이 적은 겨울철에는 체중이 늘어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④ 소금의 양을 줄인다
소금은 우리 몸을 붓게 하고 혈압을 올립니다. 평소 음식에 첨가하는 소금이나 간장의 양을 반 이하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⑤ 담배를 피하고, 술을 줄인다
담배는 직접 혈압을 올리지는 않지만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또 술을 마시면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올라가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⑥ 의사가 권하는 대로 운동을 한다
추위는 몸을 움츠리게 하는데요. 따뜻한 날 오후에 빨리 걷기,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의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4일, 한 번 할 때마다 30~45분씩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영도 좋지만, 수영 후에는 몸과 머리 등을 완전히 말려서 따뜻하게 한 후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매우 추운 날에는 실내에서 하는 맨손 체조도 좋습니다.

⑦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자
현대인에 있어서 혈압의 상승은 스트레스와도 관계가 많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로를 피하는 등 긴장을 푸는 시간을 매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⑧ 고혈압은 유전적인 원인이 아주 강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
부모 모두가 고혈압인 경우는 80%, 한쪽 부모가 고혈압인 경우는 40∼50% 정도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습니다. 대개는 30∼40대 이후에 혈압이 올라가지만, 더 젊어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으며, 혈압이 올라가는 겨울철에 처음 고혈압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족 모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합니다.

⑨ 의사가 처방한 대로 정확히 혈압약을 복용한다
겨울철은 분명히 고혈압의 계절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혈압을 다스리겠다고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부터 더 이상 겨울철은 고혈압의 계절이 아닐 것입니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부전 등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계 합병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상태로서, 이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하는 것은 건강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러한 점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혈압이 어느 정도인지 아직 잘 모른다면, 우선 자주 측정하여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혈압을 높지 않게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조절되지 않을 경우 주저하지 말고 의사와 의논하여 약물치료 시작을 고려해야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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