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제임스 라이언 학장의 'Wait, What?'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간됐다. 2016년 그의 졸업식 축사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바람에 출판사들의 구애가 쏟아졌단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이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그는 졸업생들에게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질문을 하며 살아갈 것을 주문했다. 그가 권하는 첫 질문은 아이들에게 집안일이나 심부름을 시키면 곧바로 돌아오는 반문이다. "너, 오늘 저녁까지 네 방 말끔하게 청소해놔"라고 하면 대뜸 "잠깐만요, 뭐라고요?(Wait, What)"라고 구시렁거린다. 그는 이 반문이야말로 우리가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던져야 하는 물음이란다. 세상의 부조리를 파악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다음 질문은 "궁금해(I wonder)"로 시작한다. '왜 그런 건지?(I wonder why)' 혹은 '만일 이러면 어떨지?(I wonder if)' 궁금해하는 단계이다. 이어서 "적어도 우리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느냐?(Couldn't we at least)"라고 물어야 한단다. 그러곤 남들이 나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나?(How can I help)" 묻자고 제안한다. 마지막 질문은 영화 '곡성'으로 유명해진 "뭣이 중헌디(What really matters?)"이다.
어쩌다 보니 또 한 학기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내게는 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다시 학자로 되돌아와 보낸 뜻깊은 학기였다. 학생들에게는 졸업이 코앞이거나 그리 멀지 않음을 일깨우는 순간이다. 방학을 맞이하며 라이언 학장이 권하는 이 다섯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내 삶은 물론 이 세상을 좀 더 밝게 하려면 우선 확고한 문제의식이 있어야 한다. "잠깐, 뭐라고?" 그러곤 왜 그런 문제가 존재하는지 의아해하며 우리가 함께, 또는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물어야 한다. 그러면서 늘 자문해야 한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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