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백거이 琵琶行 비파행


백거이의 대표작인 서사시이다. 비파연주소리를 시로써 표현한 부분은 가히 발군이며 오늘날 명시로 부르게한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며 고전시중 명시를 뽑으면 몇 수가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명시라 부를수 있는 시가 바로 비파행이다. 실제로 여인을 만났다는것에 이견이 있으나 대체로 안타까운처지의 사람을 동경하는 시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서문을 통해 전반적인 시를 만들게된 계기를 알려주고, 작가가 배를 타고 가다 시골에서는 듣기힘든 도시 스타일의 세련된 비파 연주를 듣고 반하여 여인의 비파를 듣는데 사실 여인의 속사정이 있어 들어보니 과거엔 잘나가던 기녀였으나 지금은 장사치의 부인이나 되어 살아가고 있는 처지에 한을 맺고 연주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사실 본인도 유배되어 좌천되어 시골에 내려왔는데 내 모습도 슬퍼지고 안타까웠다는 내용의 시 이다.

琵琶行
비파의 노래

元和十年 予左遷九江君司馬. 明年秋 送客湓浦口
원화십년(당현종때 10년) 나는 구강군 사마로 좌천되었다. 다음해 가을 분포구에서 손님을 보내는데
聞舟中夜彈琵琶者. 聽其音 錚錚然有京都聲. 問其人
배에서 밤중에 비파튕기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높고도 맑아 장안에서나 들릴법한 소리였다. 누구인지 물으니
本長安倡女 嘗學琵琶於穆曹二善才 年長色衰 委身爲賈人婦.
본래 장안기녀로 일찌기 비파를 목,조씨 두 뛰어난 사람에게 배웠다. 나이가 들어 얼굴이 쇠하여 상인의 부인으로 몸을 의탁하고 있다.
遂命酒使快彈數曲. 曲罷燘然 自敍少小時歡樂事 今漂淪憔悴
마친내 술을 명하고 그로하여금 몇곡조 더 타게 하였다. 곡이 끝나자 슬퍼하였다.
자기가 어렷을적 즐거웠던 일과 지금은 망하여 떠돌아다니며 초췌하고
轉徙於江湖閒. 予出官二年 恬然自安. 感斯人言 是夕始覺有遷謫意.
강우사이로 이사한 일을. 나는 관직을 나와 2년동안 스스로 편안하게 있었는데 오늘 저녁에 비로서 좌천되어 유배되어있음을 깨달았다.
因爲長句歌以贈之. 凡六百一十六言 名曰琵琶行.
긴구절을 만들어 노래로 전하니. 모두 616자로 명왈(이름하여)비파행이로다.

尋陽江頭夜送客 심양강두야송객
심양강에서 밤에 손님을 보내는데
楓葉荻花秋瑟瑟 풍엽적화추슬슬
단풍나무잎, 갈대꽃에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 주인하마객재선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님은 배에 오르고
擧酒欲飮無管絃 거주음주무관현
술을 들어 마시려는데 음악이 없구나.
醉不成歡慘將別 취불성환참장별
취하려니 기쁘지않고 이별하자니 참담하여
別時茫茫江浸月 별시망망강침월
이별할때 아득히 강에 달이 잠긴다.

忽聞水上琵琶聲 홀문수상비파성
홀연히 물위로 비파소리 들리는데
主人忘歸客不發 주인망귀객불발
주인은 돌아감 잊고 손님은 가질 않는다.
尋聲暗問彈者誰 심성암문탄자수
소리를 찾아 조용히 누가 연주하느냐고 물으니
琵琶聲停欲語遲 비파성정욕어지
비파소리 멈추고 천천히 말하고자 한다.
移船相近邀相見 이선상근요상견
배를 옮겨 가까이하여 서로 보려 하고
添酒廻燈重開宴 첨주호등중개연
술을 더하고등불을 다시 켜 잔치를 다시 열었다.
千呼萬喚始出來 천호만환시출래
천번 만번 부르니 비로서 나오는데
猶抱琵琶半遮面 유포비파반차면
여전히 비파를 안고 반정도 얼굴을 가리고 있다.

轉軸發絃三兩聲 전축발현삼량성
축을 돌려 현을 튕겨 두세번 소리내니
未成曲調先有情 미성곡조선유정
곡조를 이루지 않았는데 이미 정이 있구나.
絃絃掩抑聲聲思 현현엄억성성사
현마다 가리고 누르니 소리마다 생각이 있는것같고
似訴平生不得志 사소평생부득지
평생토록 뜻을 얻지못함을 하소연하는듯 하다.
低眉信手續續彈 저미신수속속탄
고개를 숙이고 손에 맡겨 계속 연주하니
設盡心中無限事 설진심중무한사
마음속에 있는 무한한 일들이 악기 속에 담겨있구나.
輕攏慢撚撥復挑 경롱만연발부조
가볍게 누르고 느리게 쓰다듬어 다시 타니
初爲霓裳後六么 초위예상후육요
처음은 예상이요 후에는 육요구나.
大絃嘈嘈如急雨 대현조조여급우
큰줄은 퉁하니 소나기인듯,
小絃切切如私語 소현절절여사어
작은줄은 텅하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듯 하다.
嘈嘈切切錯雜彈 조조절절착잡탄
퉁하니 텅하니 섞여 연주하는데
大珠小珠落玉盤 대주소주낙옥반
큰구슬, 작은구슬이 옥쟁반에 떨어지는듯 하다.
閒關鶯語花底滑 한관앵어화저활
꾀꼬리 소리가 꽃밑에 미끌어지고
幽咽泉流水下灘 유열천류수하탄
그윽히 샘물이 흘러 물이 여울로 흘러가는듯 하다.
水泉冷澁絃凝絶 수천냉삽현응절
물이 꺼끌꺼끌하여 현이 엉겨 끊기는데
凝絶不通聲暫歇 응절불통성잠헐
엉겨 끊겨 통하지 않으니 소리가 점점 사라진다.
別有幽愁暗恨生 별유유수암한생
그윽한 근심과 남모를 한이 생겨나는데
此時無聲勝有聲 차시무성승무성
이때에 소리가 없어도 있는 것 보다 낫다.
銀甁乍破水漿迸 은병사파수장병
은병이 갑자기 깨져 물이 치솟듯
鐵騎突出刀槍鳴 철기돌출도창명
철기가 갑자기 나와 칼과 창이 우는구나.(쇠소리에 부딫혀 나는 소리를 빗댐)
曲終抽撥當心劃 곡중추발당심획
곡이 끝나자 거두어 다스려 마음의 획을 그어
四絃一聲如裂帛 사현일성여열백
4줄을 한번에 소리내니 비단이 찢어지는 듯 하다
東船西舫悄無言 동선서방초무언
동쪽배와 서쪽배가 초연히 말이 없고
唯見江心秋月白 유견강심추월백
오직 강 가운데 가을 달 흰것이 보인다.

沈吟收撥揷絃中 침음수발삽현중
시름에 잠겨 있다 비파를 거두고
整頓衣裳起斂容 정돈의상기염용
옷을 정리하여 일어나서 용모를 가다듬는다.
自言本是京城女 자언본시경성녀
스스로 이야기 하길 본래 서울 여자로
家在蝦螞陵下住 가재하마릉하주
집은 하마릉 아래에 살고 있었다.
十三學得琵琶聲 십삼학득비파성
13년동안 비파를 배워 다 이루었고
名屬敎坊第一部 명속교방제일부
이름이 교방 제1부에 있었다.
曲罷常敎善才服 곡파상교선재복
곡을 타고나면 선재들로 하여금 탄복하고
妝成每被秋娘妬 장성매피추랑투
화장을 하면 매번 추랑의 질투를 받았다.
五陵年少爭纏頭 오릉연소쟁전두
오릉의 청년이 앞 다투어 엮이고
一曲紅綃不知數 일곡홍초부지수
한곡에 붉은 비단 셀수가 없었네
鈿頭銀蓖擊節碎 전두은비격절쇄
전두와 은비가 박자를 맞추다 부서지고
血色羅裙翻酒汚 혈색나군번주오
혈색비단치마가 술에 더렵혀 번들해졌다.
今年歡笑復明年 금년환소부명년
올해도 한소 웃고 다음해도 그러했다.
秋月春風等閒度 추월춘풍등한도
가을달, 봄바람도 신경쓰지 않았는데 지나가 버렸네
弟走從軍阿姨死 제주종군아이사
남동생은 전장에 달려가고, 여동생은 죽고
暮去朝來顔色故 모거조래안색고
저녁이 가고 아침이 오니 얼굴 색이 옛것이 되었다.
門前冷落鞍馬稀 문전냉락안마희
문앞에 수레와 말도 드물고
老大嫁作商人婦 노대가작상인부
나이들어 시집가 상인의 부인이 되었다.
商人重利輕別離 상인중리경별리
상인은 이익을 중히하고 이별을 가볍게 여겨
前月浮梁買茶去 전월부량매다거
지난달에는 부량에 차(녹차나 보이차나.. 그 '차') 사러 갔네
去來江口守空船 거래강구수공선
왔다갔다하는 강어귀에서 빈배만 지키고
遶船明月江水寒 요선명월강수한
배를 둘러싼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갑구나
夜深忽夢少年事 야심홀몽소년사
밤은 깊어 홀연히 어렷을적 꿈을 꾸었는데
夢啼粧淚紅闌干 몽제장루홍난간
꿈에서 울어 눈물이 화장에 젖어 붉은빛이 어지럽구나.

我聞琵琶已歎息 아문비파이탄식
나는 비파소리듣고 탄식하는데
又聞此語重喞喞 우문차어중즉즉
또 이 이야기를 들으니 거듭 우울해진다.
同是天涯淪落人 동시천애윤락인
모두 똑같이 하늘 끝에 떨어진 사람이니,
相逢何必曾相識! 상봉하필증상식
만남에 서로 알아야만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 아종거년사제경
나는 지난해부터 장안을 떠나
謫居臥病潯陽城 적거와병심양성
심양성에 귀양와 살며 병들어 누웠다네
潯陽地僻無音樂 심양지벽무음악
심양땅은 외지고 음악도 없고
終歲不聞絲竹聲 종세불문사죽성
일년내내 음악소리를 듣지 못했다.
住近湓江地低濕 주근분강지저습
사는 곳이 분강에 가까운데 낮고 습하니,
黃蘆苦竹遶宅生 황로고죽요택생
누런 갈대와 마른 대나무가 집을 둘러싸 자랐다네
其閒旦暮聞何物? 기간단모문하물
그 사이에 아침 저녁으로 무슨 소리를 들었던가?
杜鵑啼血猿哀鳴 두견제혈원애명
피토하는 두견새와 원숭이 슬피우는 소리를 들었다.
春江花朝秋月夜 춘강화조추월야
봄강에 꽃피는 아침, 가을달뜨는 밤
往往取酒還獨傾 왕왕취주환독경
가끔 술을 가져다 되려 혼자 기울였다.(술을)
豈無山歌與村笛 기무산가여촌적
어찌 없었겠는가 산에서 부르는 노래와 시골에서 부는 피리소리가
嘔啞蜩哳難爲聽 구아조찰난위청
노래하는 벙어리, 비웃는 새소리(인것 같아) 듣기가 괴로웠다.

今夜聞君琵琶語 금야문군비파어
오늘 밤 그대의 비파어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 여청선악이잠명
신선의 음악을 듣는것 같아 귀가 잠시 맑아 진다.
莫辭更坐彈一曲 막사갱좌탄일곡
사양말아라 다시 앉아 한곡 튕기는것을
爲君翻作琵琶行 위군번작비파행
그대를 위해 비파행을 바꿔 지으리다.
感我此言良久立 감아차언양구입
나의 이 말에 고맙겨 여겨 한참을 서 있는데
卻坐促絃絃轉急 각좌촉현현전급
되려 앉아서 현을 팽팽히 하고 급하게 연주하는구나.
凄凄不似向前聲 처처불사향전성
처량하고 처량해 앞 소리와 같지 않은데
滿坐聞之皆掩泣 만좌문지개엄읍
자리에 가득한 사람들이 모두 가리어 울었다.(얼굴을)
就中泣下誰最多 취중읍하수최다
앉아있는 가운데 눈물 흘리는데 누가 가장 많이 흘리는가
江州司馬靑衫濕 강주사마청삼습
강주사마의 푸른 적삼이 축축해졌네

나무위키

백거이 長恨歌 장한가

  • 漢皇重色思傾國,御宇多年求不得。楊家有女初長成,養在深閨人未識。
    天生麗質難自棄,一朝選在君王側。回眸一笑百媚生,六宮粉黛無顏色。
    春寒賜浴華清池,溫泉水滑洗凝脂。侍兒扶起嬌無力,始是新承恩澤時。
    雲鬢花顏金步搖,芙蓉帳暖度春宵。春宵苦短日高起,從此君王不早朝。
    承歡侍宴無閑暇,春從春遊夜專夜。後宮佳麗三千人,三千寵愛在一身。
    金屋妝成嬌侍夜,玉樓宴罷醉和春。姊妹弟兄皆列土,可憐光彩生門戶。
    遂令天下父母心,不重生男重生女。驪宮高處入青雲,仙樂風飄處處聞。
    緩歌慢舞凝絲竹,盡日君王看不足。漁陽鼙鼓動地來,驚破霓裳羽衣曲。
    九重城闕煙塵生,千乘萬騎西南行。翠華搖搖行復止,西出都門百餘里。
    六軍不發無奈何,宛轉蛾眉馬前死。花鈿委地無人收,翠翹金雀玉搔頭。
    君王掩面救不得,回看血淚相和流。黃埃散漫風蕭索,雲棧縈紆登劒閣。
    峨嵋山下少人行,旌旗無光日色薄。蜀江水碧蜀山青,聖主朝朝暮暮情。
    行宮見月傷心色,夜雨聞鈴腸斷聲。天旋日轉迴龍馭,到此躊躇不能去。
    馬嵬坡下泥土中,不見玉顏空死處。君臣相顧盡沾衣,東望都門信馬歸。
    歸來池苑皆依舊,太液芙蓉未央柳。芙蓉如面柳如眉,對此如何不淚垂。
    春風桃李花開日,秋雨梧桐葉落時。西宮南內多秋草,落葉滿階紅不掃。
    梨園弟子白髮新,椒房阿監青娥老。夕殿螢飛思悄然,孤燈挑盡未成眠。
    遲遲鐘鼓初長夜,耿耿星河欲曙天。鴛鴦瓦冷霜華重,翡翠衾寒誰與共。
    悠悠生死別經年,魂魄不曾來入夢。臨邛道士鴻都客,能以精誠致魂魄。
    為感君王輾轉思,遂教方士殷勤覓。排空馭氣奔如電,升天入地求之遍。
    上窮碧落下黃泉,兩處茫茫皆不見。忽聞海上有仙山,山在虛無縹緲間。
    樓閣玲瓏五雲起,其中綽約多仙子。中有一人字太真,雪膚花貌參差是。
    金闕西廂叩玉扃,轉教小玉報雙成。聞道漢家天子使,九華帳裏夢魂驚。
    攬衣推枕起徘徊,珠箔銀屏迤邐開。雲髻半偏新睡覺,花冠不整下堂來。
    風吹仙袂飄颻舉,猶似霓裳羽衣舞。玉容寂寞淚闌干,梨花一枝春帶雨。
    含情凝睇謝君王,一別音容兩渺茫。昭陽殿裏恩愛絕,蓬萊宮中日月長。
    回頭下望人寰處,不見長安見塵霧。唯將舊物表深情,鈿合金釵寄將去。
    釵留一股合一扇,釵擘黃金合分鈿。但教心似金鈿堅,天上人間會相見。
    臨別殷勤重寄詞,詞中有誓兩心知。七月七日長生殿,夜半無人私語時。
    在天願作比翼鳥,在地願為連理枝。天長地久有時盡,此恨綿綿無絕期。



  •  長恨歌
    장한가- 긴 아쉬움의 노래

    漢皇重色思傾國 황제가 미색을 중히 여기어 나라는 기우는데
    御宇多年求不得 오랜 세월 세상을 다스려도 구할 수가 없었지.
    楊家有女初長成 양씨 가문에 갓 장성한 딸이 있었으나
    養在深閨人未識 깊숙한 규방에서 자라니 누구도 알지 못했소.
    天生麗質難自棄 하늘이 내린 아름다움 그대로 묻힐 리 없어
    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 뽑혀 군왕 곁에 있도다.
    回眸一笑百媚生 눈웃음 한 번에 온갖 아름다움이 살아나
    六宮粉黛無顔色 여섯 궁궐 후궁들의 안색을 가렸다오.
    春寒賜浴華淸池 봄 추위에 화청지에서 목욕을 하니
    溫泉水滑洗凝脂 매끄러운 온천물에 기름진 때를 씻는다.
    侍兒扶起嬌無力 시녀들 부축해 일어나니 아름다움을 당해낼 힘이 없으매
    始是新承恩澤時 그 때부터 황제의 승은을 입기 시작하니
    雲鬢花顔金步搖 구름같은 귀밑머리, 꽃 같은 얼굴과 흔들거리는 금장식.
    芙蓉帳暖度春宵 부용휘장 안에서 봄 깊은 밤을 헤아리니
    春宵苦短日高起 짧은 밤을 한탄하나 이미 해 높아 일어난다.
    從此君王不早朝 이를 좇는 군왕은 조회를 돌보지 않았고
    承歡侍宴無閑暇 연회를 벌이느라 한가할 틈이 없어,
    春從春游夜專夜 봄을 좇아 춘정을 즐겨 온밤을 지새운다.
    後宮佳麗三千人 빼어난 후궁에 미녀 삼천 있었지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의 총애가 한 사람에 머무르니
    金屋粧成嬌侍夜 금빛 방에서 단장하고 교태로 시중들며
    玉樓宴罷醉和春 옥루 잔치 끝나면 춘정에 취한다.
    姉妹弟兄皆列士 자매와 형제 모두가 땅을 갖게 되니,
    可憐光彩生門戶 부러워라, 가문에 광채가 난다.
    遂令天下父母心 비로소 천하의 부모들이
    不重生男重生女 아들보다 딸 낳기를 중히 여기도록 하였다.
    驪宮高處入靑雲 화청궁 높이 솟아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 신선의 풍악은 바람 타고 어디서나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 느린 노래 오만한 춤이 비단결과 피리에 맺히니
    盡日君王看不足 군왕은 종일 넋 잃고 보아도 부족하다.
    漁陽瞽鼓動地來 어양에서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오는데,
    驚破霓裳羽衣曲 예상우의곡의 소리도 끊기었다.
    九重城闕煙塵生 구중궁궐에 연기 먼지 솟아오르고
    千乘萬騎西南行 천 대의 수레와 만 대의 기명이 서남으로 떠났다.
    翠華搖搖行復止 천자의 기 흔들리며 가다가 서곤 하는데,
    西出都門百餘里 도성문 서쪽 마외역,
    六軍不發無奈何 육군을 보내지 못해 어쩔 수 없이,
    宛轉蛾眉馬前死 긴 눈썹의 미인은 군마 앞에서 죽어야만 했지.
    花鈿委地無人收 땅에 떨어진 꽃비녀 거두는 사람 없고
    翠翹金雀玉搔頭 취교, 금작, 옥소두는 땅에 흩어졌지.
    君王掩面救不得 군왕은 얼굴 가리려 하나 그럴 수 없고
    回看血淚相和流 차마 돌린 두 눈에 피눈물이 흐른다.
    黃埃散漫風蕭索 누런 흙먼지 일고 바람 쓸쓸히 부는데
    雲棧縈紆登劍閣 구름 걸린 굽은 사다리 검각산을 오른다.
    峨嵋山下少人行 아미산 아래에는 오가는 이도 드물어
    旌旗無光日色薄 천자 깃발 빛을 잃고 햇빛도 희미하다.
    蜀江水碧蜀山靑 촉강 맑게 흐르고 촉산은 푸르건만,
    聖主朝朝暮暮情 황제의 마음은 날로 저물어간다.
    行宮見月傷心色 행궁에서 달을 보니 마음 절로 상하고
    夜雨聞鈴腸斷聲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 애간장이 끊어진다.
    天旋地轉回龍馭 하늘과 땅이 뒤바뀌어 황제 돌아오는 길에
    到此躊躇不能去 마외역에 이르러는 떠날 수가 없었다.
    馬嵬坡下泥土中 마외역 언덕 아래 진흙더미 속에는
    不見玉顔空死處 고운 얼굴 보이지 않고 죽은 자리만 남았다.
    君臣相顧盡沾衣 임금 신하 서로 보니 눈물이 옷을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 동쪽 도성문 향해 말에 길을 맡겨 가니
    歸來池苑皆依舊 돌아와 본 황궁의 정원은 예전과 같아
    太液芙蓉未央柳 태액지의 연꽃도 미양궁의 버들도 다름이 없다.
    芙蓉如面柳如眉 연꽃은 얼굴이요 버들은 눈썹.
    對此如何不淚垂 이런 정경을 보고 어찌 아니 눈물 흘리겠는가!
    春風桃李花開日 봄바람에 복숭아꽃 만발하고
    秋雨梧桐葉落時 가을비에 젖어 오동잎이 떨어진다.
    西宮南內多秋草 서궁과 남원에 가을 풀 우거지고
    落葉滿階紅不掃 낙엽이 섬돌을 덮어도 쓸지 않으니
    梨園子弟白發新 이원의 자제들은 백발이 성성하고
    椒房阿監靑娥老 초방의 젊은 시녀들도 늙어 버렸다.
    夕殿螢飛思悄然 저녁 궁궐에 반딧불 나니 더욱 처량하여
    孤燈挑盡未成眠 등불 심지 다 타도 잠이 오지 않는다.
    遲遲鍾鼓初長夜 더딘 종과 북소리에 밤이 길다는 것을 알았고
    耿耿星河欲曙天 은하수 반짝이며 새벽 하늘을 넘어간다.
    鴛鴦瓦冷霜華重 원앙기와 차가워 서리가 겹겹이 쌓이는데,
    翡翠衾寒誰與共 비취금침 싸늘하니 누구와 함께 덮을 것인가?
    悠悠生死別經年 생사를 달리한 지 아득하니 몇 년인가
    魂魄不曾來入夢 꿈속에서 혼백마저 만나볼 수 없다.
    臨邛道士鴻都客 임공의 도인이 도성에서 머무는데
    能以精誠致魂魄 정성을 들이면 혼백을 불러올 수 있다 하니
    爲感君王輾轉思 양귀비 그려 잠 못 드는 군왕을 위해
    遂敎方士殷勤覓 방사로 하여금 양귀비 혼백 찾게 해보았지.
    排空馭氣奔如電 허공을 가르고 번개처럼 내달아
    升天入地求之遍 하늘 끝에서 땅 속까지 두루 찾아
    上窮碧落下黃泉 위로는 하늘 끝, 아래로는 황천까지.
    兩處茫茫皆不見 두 곳 모두 망망할 뿐 찾을 길이 없는데
    忽聞海上有仙山 홀연 바다 위에 선산 있다는 소문 들어
    山在虛無縹緲間 그 산은 아득한 허공 먼 곳에 있고,
    樓閣玲瓏五雲起 누각은 영롱하고 오색 구름이 일어
    其中綽約多仙子 그 곳에 아름다운 선녀들이 사는데,
    中有一人字玉眞 그 중 옥진이라 하는 선녀 하나 있으니
    雪膚花貌參差是 눈같은 피부와 고운 얼굴이 닮았다고 했지.
    金闕西廂叩玉扃 황금 대궐 서쪽 방의 옥문을 두드리고
    轉敎小玉報雙成 소옥에게 일러 쌍성에게 말 전하니
    聞道漢家天子使 한 황제의 사자가 왔다는 말 전해 듣고
    九華帳里夢魂驚 꿈에 깨어 놀라는 화려한 장막 안의 혼백.
    攬衣推枕起徘徊 옷을 들고 베개 밀고 일어나 서성이더니
    珠箔銀屛迤邐開 주렴과 은병풍이 스르르 열렸다.
    雲髻半偏新睡覺 구름 같은 머리 한쪽으로 드리우고 막 잠에 깬 듯,
    花冠不整下堂來 머리장식 안 고친 채 집에서 내려오니.
    風吹仙袂飄飄擧 바람 부는 대로 소맷자락이 나부낀다.
    猶似霓裳羽衣舞 예상우의무를 추는 그 모습인 듯한데,
    玉容寂寞淚欄干 옥 같은 얼굴 수심 젖어 눈물이 난간에 흐르니
    梨花一枝春帶雨 활짝 핀 배꽃 한 가지 봄비에 젖은 듯 하다.
    含情凝睇謝君王 정 어린 눈길 돌려 군왕에게 사뢰니
    一別音容兩渺茫 한번 이별 후 소리와 모습 다 아련하여
    昭陽殿里恩愛絶 소양전에서 받던 은총도 끊어지고
    蓬萊宮中日月長 봉래궁에서 보낸 세월이 오래건만
    回頭下望人寰處 머리 돌려 저 아래 인간세상 보아도
    不見長安見塵霧 장안은 보이지 않고 짙은 안개와 먼지 뿐.
    唯將舊物表深情 오직 옛 물건으로 깊은 정을 표하려 하니
    鈿合金釵寄將去 자개 상자와 금비녀를 보내겠다 말했지.
    釵留一股合一扇 비녀는 반 쪽씩, 자개함은 하나씩.
    釵擘黃金合分鈿 비녀와 자개함을 반으로 나눴으니
    但敎心似金鈿堅 두 마음 이처럼 굳고 변치 않는다면
    天上人間會相見 천상과 인간세상 사이에서 다시 보게 되리라.
    臨別殷勤重寄詞 헤어질 즈음 간곡히 다시 하는 말이
    詞中有誓兩心知 두 마음만이 아는 맹세의 말 있었으니
    七月七日長生殿 칠월 칠석 장생전 궁궐에서
    夜半無人私語時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약속.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 만난다면 비익조가 되기를 원했고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 만난다면 연리지가 되기를 바랐지
    天長地久有時盡 높은 하늘 넓은 땅도 그 끝이 있건만,
    此恨綿綿無絶期 슬픈 사랑의 한은 끝없이 이어져 다함이 없네

살아서는 한 방에서 사랑하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리라

백거이의 增內(아내에게)
 
 
生爲同室親 [생위동실친] 死爲同穴塵 [사위동혈진] 살아서는 한 방에서 사랑하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리라
他人尙想勉 [타인상상면] 而況我與君 [이황아여군] 다른 사람도 부부의 도를 지키는데 하물며 그대와 나는 더 할 나위 있겠는가?
 
黔婁固窮士 [검루고궁사] 妻賢忘其貧 [처현망기빈] 검루는 가난한 선비였으나 현명한 처는 가난을 잊었고
沂缺一農夫 [기결일농부] 妻敬儼如賓 [처경엄여빈] 기결은 한낱 농부였으나 처는 그를 귀빈처럼 공경했다.
 
陶潛不營生 [도잠불영생] 翟氏自[적씨자찬신] 도연명은 생계를 못 꾸렸으나 부인 적씨는 스스로 살림 꾸렸고
梁鴻不肯仕 [양홍불긍사] 孟光甘布裙 [맹광감포군] 양흥은 벼슬살이 물리쳤으나 그의 처 맹광은 베옷에 만족했네.
 
君雖不讀書 [군수불독서] 此事耳亦聞 [차사이역문] 그대 비록 책은 읽지 못했어도 귀로는 들어 알고 있으리라.
至此千載後 [지차천재후] 傳是何如人 [전시하여인] 천년이 지난 오늘에 그들이 어떠한 사람이라 전하는가를.
 
人生未死間 [인생미사간] 不能忘其身 [불능망기신]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있는 동안은 육신의 존재를 잊을 수는 없어
所須者衣食 [소수자의식] 不過飽與溫 [불과포여온] 배를 채우고 몸을 가리기 위해 먹고 입어야 하지만,
 
蔬食足充饑 [소식족충기] 何必膏梁珍 [하필고량진] 배고픔은 나물로 때우면 그만이지 어찌 기름진 음식만 필요하며,
繒絮足禦寒 [증서족어한] 何必錦繡文 [하필금수문] 거친 솜옷으로 추위만 막으면 되지 어찌 비단 옷에 무늬가 필요하겠는가.
 
君家有貽訓 [군가유이훈] 淸白遺子孫 [청백유자손] 그대 집에 내려오는 가르침에도 청렴결백을 자손에게 전하라 하였으니
我亦貞苦士 [아역정고사] 與君新結婚 [여군신결혼] 나 또한 고지식한 선비로서 그대와 부부가 된 이상에는
 
庶保貧與素 [서보빈여소] 偕老同欣欣 [해로동흔흔] 모쪼록 가난과 소박함을 지키어 기쁜 마음으로 부부 해로하리라.
 
 
 
백거이의 현존하는 작품 수는 3,800여 수이고, 그 중에서 [비파행琵琶行] [장한가長恨歌] [유오진사시遊悟眞寺詩]는 불멸의 걸작이다.
긴 생애에 그의 문학은 자주 변모하였다.
젊은 날의 낭만주의적인 경향은 지적인 빛을 띠며 이상주의 입장으로 옮겨갔고, 문학의 존재의의를 주장하며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다 마침내 정치나 사회 가운데서 개인을 발견하여 자기의 내면을 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는 정형定型의 한계하에서 언어의 온갖 기능을 다 구사하는 창화唱和라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에 힘을 기울였다.
그의 시에 일관하는 것은 문학이 인간을 대상으로 하며 의식이나 감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이었다.
따라서 제재는 경험적이고 언어는 일상성을 띠며, 발상은 심리의 자연에 따르고, 구성은 논리의 필연에 따르며, 주제는 보편적이어서 유려평이流麗平易한 문학의 폭을 넓혀 당나라 일대一代를 통해 두드러진 개성을 보여주었다.
아고라

소식(蘇軾)의 '自題金山畵像(자제금산화상)

心以已灰之木 (심이이회지목·마음은 이미 다 타버려 재가 된 나무 같고)
身如不繫之舟 (신여불계지주·이 몸은 매어놓지 않아 정처 잃은 배와 같구나)
問汝平生功業 (문여평생공업·묻노니 네 평생의 업적은 어디에 있는가?)
黃州惠州儋州 (황주혜주담주·귀양지 황주, 혜주, 담주)



이 시는 그가 해배(解配·유배에서 풀려남)되고 상주로 오던 도중 금산에 들렸을 때 이공린이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에 써 넣은 시다. 그 스스로 마지막을 예상하고 그의 일생을 정리한 것이다. 황주, 혜주, 담주가 어디인가, 바로 그의 귀양지다. 이 멋진 사내의 일생을 요약하니 귀양지 세 곳이다. 얼마나 황망한가.

송(宋)나라 동파(東坡) 거사 소식(蘇軾)의 '自題金山畵像(자제금산화상)'이다.

동파는 시·서·그림·음악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타의 추총을 불허한 천재 예술가요, 밝지 않은 곳이 없었던 소위 팔방미인이었다. 문학 작품속에 철학적 내용을 담아 문학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적절한 비유와 기발한 상상, 의표를 찌르는 내용 등으로 문학의 품격을 높였다. 불교와 도교에도 깊은 이해가 있었으며 불도(佛道)에 귀의하여 그 나름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정치에서도 높은 식견을 보여준 사내로 중국 인물사상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좋은 가문에 태어나 학문을 익힌 후 과거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여 당대의 명신인 구양수로부터 '30년후에는 나를 일컫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는 찬사까지 듣고 시작한 환로(宦路·벼슬길)는 격렬한 변법논쟁과 신구당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적인 부침을 거듭하면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보지도 못하고 재기만 보여준 채 승진과 좌천, 그리고 유배로 이어졌고, 끝내는 귀양길에서 돌아오는 도중 상주에서 그의 삶을 마감했다.

동파의 혜안을 알려주는 이야기 하나다. 그가 푹푹찌는 더위에 오랑캐만 거주한다는 담주(해남)로 귀양갔을 때 강당좌(姜唐佐·해남 최초로 진사가 됨)란 사람에게 글을 가르쳤는 바 그가 과거를 치르기 위해 떠나면서 시 한 수를 청하자, 소식은 '바다가 언제 지맥을 끊은 적이 있더냐? 너 지금은 포의의 몸이나 반드시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다(滄海何曾斷地脈, 白袍端合破天荒)'라는 두 구절을 써 주며 진사 시험에 붙으면 나머지 두 구절을 써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후에 강당좌가 진사가 되었을 때는 소식은 이미 구천(九泉)으로 떠난 뒤였다. 그리하여 동생 소칠이 이어서 시를 완성했다.

'금의환향한 그대 모습 훗날 많은 이들 보았지, 처음 그댈 믿고 알아본 동파의 안목 영원하여라(錦衣他日千人看, 始信東坡眼力長)'

이런 혜안이 있었으니 그 스스로 '금생에서 읽은 책은 이미 늦다(書到今生讀已遲)'고 말을 한 것 아니겠는가.

요설을 한 마디 덧붙인다면 그가 요새 태어났더라면 소위 '세프'로서도 크게 이름을 날렸을 것이다. 험한 귀양지에서의 생존본능에 물성을 보는 능력이 뛰어나 동파육, 복요리 등 많은 훌륭한 음식을 개발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 
경북일보 

백거이(白居易) 채시관(采詩官)

君耳唯聞堂上言 (군이유문당상언·임금의 귀는 오직 당상관의 말만 들을 뿐이고)
君眼不見門前事 (군안부견문전사·임금의 눈은 대궐 문 앞의 일도 보지 못한다)
貪吏害民無所忌 (탐리해민무소기·탐관오리들은 백성을 해침에 꺼리는 바가 없고)
奸臣蔽君無所畏 (간신폐군무소외·간악한 신하들은 임금을 가리고도 두려움이 없다)
君兮君兮願聽此 (군혜군혜원청차·임금이시여, 임금이시여, 이 말씀을 들어 보세요)
欲開壅蔽達人情 (욕개옹폐달인정·막히고 가린 것을 열고 백성의 마음에 이르려면)
先向歌詩求諷刺 (선향가시구풍자·먼저 백성의 노래와 시에서 풍자를 찾으십시오)
이 시는 시가의 사회적 효용을 주장하면서 임금에게 풍속을 살피는 관리를 뽑고, 이 관리로 하여금 노래 부르는 소리와 풍자하는 시를 아래에서 채집하여 위에 바치도록 하는 이른바 채시관 제도를 둘 것을 건의하고 있다. 정치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니, 백성들은 그들의 어려움이나 불만 등을 밖으로 나타내기 마련이고 그것이 풍자나 동요 등으로 표출되고 있으니 이를 제대로 수집하여 해결해 주는 제도를 만들자는 취지의 시이다. 임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하여 시의 형식을 빌려 정책을 건의한 것도 지모가 있다.

백거이는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으로 29세에 진사시에 합격한 후 40여 년을 관직에 있으면서 출세와 욕망의 절제, 출사와 은일을 두고 갈팡질팡하며 줄다리기를 했다. 그럼에도 그의 삶은 진정성이 있었고, 개인은 청렴하였으며, 정치는 자비로웠다고 한다. 또한 관직에 있으면서도 시대적 폐단을 지적하거나 왕에게 간하는 풍자시도 많이 썼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절절한 사랑을 노래한 ‘장한가(長恨歌)’ 등으로 널리 알려진 백거이는 젊은 시절에는 지적이고 낭만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다가 점차 현실을 알게 되자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며 풍자하는 쪽으로 옮겨 갔고, 노년에는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여 인생의 지혜를 표상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그는 글은 누구나 알 수 있게 쉽게 써야 한다면서 시를 지을 때마다 글을 모르는 노인에게 읽어 주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쉬운 표현으로 고쳤다고 한다.

백거이는 항주자사 시절 조과도림(鳥?道林) 선사를 찾아가 불법(佛法)의 근본 뜻 嫡嫡大意을 물어 ‘나쁜 짓은 하지 말고 좋은 일만 하라 (諸惡莫作 衆善奉行)’는 말을 듣고 ‘그거야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는 것 아니냐’고 아상을 내다가 ‘세 살 먹은 아이도 말할 수는 있지만 80세 노인도 실천하지는못한다 (三歲兒孩雖道得 八十老翁行不得)’는 말에 크게 한 방 맞은 후 발심하여 불교에 깊이 귀의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

두보 군불견간소혜(君不見簡蘇徯)

        君不見道邊廢棄池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길에 버려진 연못을
           군불견도변폐기지
    
    君不見前者摧折桐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부러져 넘어진 오동나무를
    군불견전자최절동
    
    百年死樹中琴瑟   백년 뒤 죽은 나무가 거문고로 쓰이게 되고
    백년사수중금슬
    
    一斛舊水藏蛟龍   한 섬의 오래된 물은 교룡이 숨기도 한다.
    일곡구수장교룡
    
    丈夫蓋棺事始定  장부는 관 뚜껑을 덮어야 모든 일이 결정된다
    장부개관사시정
    
    君今幸未成老翁  그대는 아직 늙지 않았거늘
    군금행미성노옹
    
    何恨憔悴在山中  어찌 원망하리 초췌해 있음을
    하한초췌재산중
    
    深山窮谷不可處  깊은산 험한골은 살 곳이 못된다.
    심산궁곡불가처
    
    霹靂魍魎兼狂風  벼락과 도깨비와 광풍이 불고 있으니.
    벽력망량겸광풍
    

將進酒(장진주) 李白(이백)

君不見(군불견)
그대여! 보지 못하였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물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불부회)      
바다로 내 닫아서는 돌아오지 않았음을!

君不見(군불견)
그대여! 보지 못 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고대광실 밝은 거울에 비친 서글픈 백발,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아침에 검은머리 저녁때 백설 됨을!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인생 젊어 득의 찰 때 즐기기를 다할지니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금 술통 헛되이 달빛아래 두지 말지어다.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를 이 땅에 보낸 것은
쓸모가 있었음인데,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부래)      
돈이야 흩어졌다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것이니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락)      
염소 삶고 소 잡아 맘껏 즐겨 보세나!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      
한번 마시기로 작정하면
삼백 잔은 마실 일

岑夫子丹丘生(잠부자단구생)           
 잠부자여! 단구생아!

將進酒杯莫停(장진주배막정)             
술 권하거니 잔 멈추지 말고

與君歌一曲(여군가일곡)                    
 노래한곡 부를 테니

請君爲我側耳聽(청군위아측이청)      
귀 기우려 들어주게

鐘鼓饌玉不足貴(종고찬옥부족귀)      
고상한 음악 맛있는 음식
귀 할 것도 없으니

但願長醉不願醒(단원장취불원성)      
다만 원커니 이대로 취하여
부디 깨지 말기를!

古來聖賢皆寂寞(고래성현개적막)      
예로부터 성현들도 지금
모두 사라져 없고

惟有飮者留其名(유유음자유기명)      
오로지 술 잘 마시던 이들의
이름만 남았다네.

晉王昔時宴平樂(진왕석시연평락)      
그 옛날 진사왕이 평락관에서의 연회,

斗酒十千恣歡謔(두주십천자환학)      
한말에 만냥 술로 질펀히도 즐겼다네.

主人何爲言少錢(주인하위언소전)      
여보시게 주인양반
어찌 돈이 모자라다 하나

徑須沽取對君酌(경수고취대군작)      
어서 가서 술 사오시게
같이 한잔 하자고야

五花馬千金裘(오화마천금구)              
오화마,천금구 따위

呼兒將出換美酒(호아장출환미주)      
아이 불러 어서 술과 바꿔오시게

與爾同銷萬古愁(여이동소만고수)      
우리 함께 더불어
만고의 시름 잊어나 보세!

이백 행로난(行路難)

金樽淸酒斗十千(금준청주두십천·금항아리 맑은 술은 한 말에 천냥이요)

玉盤珍羞直萬錢(옥반진수치만전·옥쟁반의 좋은 안주는 한 접시에 만냥이라)

停盃投箸不能食(정배투저불능식·잔을 놓고 수저를 던지며 마시지 못하고)

拔劍四顧心茫然(발검사고심망연·칼 빼들고 사방을 둘러봐도 마음만 망연하다)
欲渡黃河氷塞川(욕도황하빙색천·황하를 건너려니 얼음이 가로막고)
將登太行雪滿山(장등태항설만산·태항산을 오르려니 눈발이 가득하네)
閑來垂釣碧溪上(한래수조벽계상·한가로이 푸른 냇물에 낚시를 드리우니)
忽復乘舟夢日邊(홀부승주몽일변·홀연 꿈속에서 배를 타고 장안으로 갔네)
行路難 行路難(행로난 행로난·인생길 어려워라 인생길 어려워라)
多岐路 今安在(다기로 금안재·갈림길도 많으니 지금 어디 계신가)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큰 바람 물결 타고 님을 만날 때가 오리니)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구름에 돛을 달고 곧장 창해를 건너가리)


大道如靑天(대도여청천) : 대도는 마치 푸른 하늘
我獨不得出(아독부득출) : 나만 나아갈 수 없구나
羞逐長安社中兒(수축장안사중아) : 부끄러워라: 장안 귀족의 자제가
赤雞白狗賭梨栗(적계백구도리률) : 닭 싸움: 개 시합: 투전노릇 하는 것이
彈劍作歌奏苦聲(탄검작가주고성) : 칼을 치리며: 노래 불러 괴로운 소리 내는구나
曳裾王門不稱情(예거왕문부칭정) : 황후 앞에서 옷자락 끄는 것: 마음에 맞지 않고
淮陰市井笑韓信(회음시정소한신) : 회음의 시정배들 한신을 비웃었고
漢朝公卿忌賈生(한조공경기가생) : 한나라의 관리들은 가생을 기피하였다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昔時燕家重郭隗(석시연가중곽외) : 옛날 연나라 왕이 곽외를 존중하여
擁篲折節無嫌猜(옹수절절무혐시) : 빗자루 들고 허리 굽히는 것 꺼려하지 않아
劇辛樂毅感恩分(극신낙의감은분) : 극신과 낙의은 그 은혜에 감격하여
輸肝剖膽效英才(수간부담효영재) : 간과 쓸개 빼내어서 재능을 다 바쳤다
昭王白骨縈蔓草(소왕백골영만초) : 소왕 백골이 되어 무덤에 풀 엉켰어도
誰人更掃黃金臺(수인경소황금대) : 누가 다시 그의 황금대를 쓸어주겠는가
行路難歸去來(항노난귀거내) : 갈 길이 험하여라: 나 돌아가리라



有耳莫洗潁川水(유이막세영천수) : 귀가 있어도 영천의 냇물에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유구막식수양궐) : 입이 있어도 수양산 고사리는 먹지 말라
含光混世貴無名(함광혼세귀무명) : 빛을 숨기고 세상과 어울려 이름나지 않음이 귀하나니
何用孤高比雲月(하용고고비운월) : 어찌 고고한 절개로 구름 속 달과 짝하려하나
吾觀自古賢達人(오관자고현달인) : 나는 보았다 옛날의 현인과 달인들이
功成不退皆殞身(공성부퇴개운신) :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아 죽임을 당한 것을
子胥旣棄吳江上(자서기기오강상) : 오자서는 오강에 버려졌고
屈原終投湘水濱(굴원종투상수빈) : 굴원은 끝내 상수 가에 몸을 던지고 말았도다
陸機雄才豈自保(륙기웅재개자보) : 육기는 재주가 뛰어났으니 어찌 몸을 보전할 수 있었으며
李斯梲駕苦不早(리사탈가고부조) : 이사는 물러나려 하였으나 빨리하지 못하였다
華亭鶴唳詎可聞(화정학려거가문) : 화정의 학 울음소리 어찌 가히 들을 수 있으며
上蔡蒼鷹何足道(상채창응하족도) : 상채의 푸른 매를 어찌 족히 말 할 수 있으랴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吳中張翰稱達生(오중장한칭달생) : 오나라 통달한 선비 장한이
秋風忽憶江東行(추풍홀억강동항) : 가을바람에 홀연히 강남으로 가려했던 일을
且樂生前一杯酒(차낙생전일배주) : 우선 살아있을 때 한 잔의 술이라도 즐겨야지
何須身後千載名(하수신후천재명) : 어찌 반드시 죽은 뒤에 천년의 명성을 바라겠는가



이백 행로난(行路難)

金樽淸酒斗十千(금준청주두십천·금항아리 맑은 술은 한 말에 천냥이요)

玉盤珍羞直萬錢(옥반진수치만전·옥쟁반의 좋은 안주는 한 접시에 만냥이라)

停盃投箸不能食(정배투저불능식·잔을 놓고 수저를 던지며 마시지 못하고)

拔劍四顧心茫然(발검사고심망연·칼 빼들고 사방을 둘러봐도 마음만 망연하다)
欲渡黃河氷塞川(욕도황하빙색천·황하를 건너려니 얼음이 가로막고)
將登太行雪滿山(장등태항설만산·태항산을 오르려니 눈발이 가득하네)
閑來垂釣碧溪上(한래수조벽계상·한가로이 푸른 냇물에 낚시를 드리우니)
忽復乘舟夢日邊(홀부승주몽일변·홀연 꿈속에서 배를 타고 장안으로 갔네)
行路難 行路難(행로난 행로난·인생길 어려워라 인생길 어려워라)
多岐路 今安在(다기로 금안재·갈림길도 많으니 지금 어디 계신가)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큰 바람 물결 타고 님을 만날 때가 오리니)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구름에 돛을 달고 곧장 창해를 건너가리)


大道如靑天(대도여청천) : 대도는 마치 푸른 하늘
我獨不得出(아독부득출) : 나만 나아갈 수 없구나
羞逐長安社中兒(수축장안사중아) : 부끄러워라: 장안 귀족의 자제가
赤雞白狗賭梨栗(적계백구도리률) : 닭 싸움: 개 시합: 투전노릇 하는 것이
彈劍作歌奏苦聲(탄검작가주고성) : 칼을 치리며: 노래 불러 괴로운 소리 내는구나
曳裾王門不稱情(예거왕문부칭정) : 황후 앞에서 옷자락 끄는 것: 마음에 맞지 않고
淮陰市井笑韓信(회음시정소한신) : 회음의 시정배들 한신을 비웃었고
漢朝公卿忌賈生(한조공경기가생) : 한나라의 관리들은 가생을 기피하였다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昔時燕家重郭隗(석시연가중곽외) : 옛날 연나라 왕이 곽외를 존중하여
擁篲折節無嫌猜(옹수절절무혐시) : 빗자루 들고 허리 굽히는 것 꺼려하지 않아
劇辛樂毅感恩分(극신낙의감은분) : 극신과 낙의은 그 은혜에 감격하여
輸肝剖膽效英才(수간부담효영재) : 간과 쓸개 빼내어서 재능을 다 바쳤다
昭王白骨縈蔓草(소왕백골영만초) : 소왕 백골이 되어 무덤에 풀 엉켰어도
誰人更掃黃金臺(수인경소황금대) : 누가 다시 그의 황금대를 쓸어주겠는가
行路難歸去來(항노난귀거내) : 갈 길이 험하여라: 나 돌아가리라



有耳莫洗潁川水(유이막세영천수) : 귀가 있어도 영천의 냇물에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유구막식수양궐) : 입이 있어도 수양산 고사리는 먹지 말라
含光混世貴無名(함광혼세귀무명) : 빛을 숨기고 세상과 어울려 이름나지 않음이 귀하나니
何用孤高比雲月(하용고고비운월) : 어찌 고고한 절개로 구름 속 달과 짝하려하나
吾觀自古賢達人(오관자고현달인) : 나는 보았다 옛날의 현인과 달인들이
功成不退皆殞身(공성부퇴개운신) :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아 죽임을 당한 것을
子胥旣棄吳江上(자서기기오강상) : 오자서는 오강에 버려졌고
屈原終投湘水濱(굴원종투상수빈) : 굴원은 끝내 상수 가에 몸을 던지고 말았도다
陸機雄才豈自保(륙기웅재개자보) : 육기는 재주가 뛰어났으니 어찌 몸을 보전할 수 있었으며
李斯梲駕苦不早(리사탈가고부조) : 이사는 물러나려 하였으나 빨리하지 못하였다
華亭鶴唳詎可聞(화정학려거가문) : 화정의 학 울음소리 어찌 가히 들을 수 있으며
上蔡蒼鷹何足道(상채창응하족도) : 상채의 푸른 매를 어찌 족히 말 할 수 있으랴
君不見(군불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吳中張翰稱達生(오중장한칭달생) : 오나라 통달한 선비 장한이
秋風忽憶江東行(추풍홀억강동항) : 가을바람에 홀연히 강남으로 가려했던 일을
且樂生前一杯酒(차낙생전일배주) : 우선 살아있을 때 한 잔의 술이라도 즐겨야지
何須身後千載名(하수신후천재명) : 어찌 반드시 죽은 뒤에 천년의 명성을 바라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