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가 물이로다 이 중에 늙은 눈에 뵈는 꽃은 안개 속인가 하노라 풍속 화가로 유명한 김홍도, 실재로는 음악의 대가로 빼어난 시인으로 서예가로 문학적 소양 또한 깊은 화가였다. 이 작품은 느긋하고 한가로운 기운이 감도는 노년의 서정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커다란 화폭에 경물은 오분의 일도 채 되지 않는다. 뿌옇게 떠오르는 공간에 중간의 가파른 절벽 위로 몇 그루 꽃나무가 안개 속에 슬쩍 얼비치며 왼쪽 아래 산자락에 뱃사공과 꽃을 치켜다보는 노인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주상관매도 designtimesp=29041>는 그림보다는 여백이 더 부각되는 작품으로 여백이 하도 넓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작가는 화제로 “노년화사무중간(老年花似霧中看)” 이라 썼다. “늙은 나이에 뵈는 꽃은 안개 속을 보는 듯 하네”. 주인공의 쓸쓸한 심정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정조의 각별한 사랑을 받아 오다가 정조가 승하하고 난 뒤 병고와 가난에 시달리며 불우한 노년을 보내면서 그린 작품은 아니었을까.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중에서) 용인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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