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8일 토요일

당뇨·고혈압 동시에 오기 쉬워 … 혈관 차례로 망가져 합병증 심각

질병은 도미노처럼 진행된다. 한 가지 질환이 또 다른 질환을 부르고, 증상을 부추기며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좋은 예다. 두 질환은 명의도 명약도 없다. ‘생활습관병’이기 때문이다. 음식 조절 실패, 흡연과 과음,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병을 만들고 키운다. 당뇨병과 고혈압 극복은 ‘2인3각’ 경기와 같다. 의사와 환자가 한 몸이 돼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고 초기 증상에 대응해야 한다. 병원은 최신 치료 지침을 제공하고, 생활습관을 점검하며, 맞춤 처방을 한다. 최근 주민 밀착형 진료로 지역사회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고대안산병원 진료팀에 생활습관병의 대표적인 질환인 ‘당뇨병·고혈압 함께 극복하기’ 전략을 들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고혈압이 생기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절반이 당뇨병을 겪고 있고, 당뇨병 환자 중 60~70%가 고혈압 환자다. 당뇨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이 큰데 이것이 교감신경계를 강하게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심장에서 내보내는 혈액량도 증가시켜 혈압을 높인다. 반대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도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고혈압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비만과 운동부족이다. 이 역시 혈당을 상승시켜 당뇨병을 일으킨다. 결국 고지방·고염분식·운동부족·흡연을 하는 사람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발병 시기가 다를 뿐이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함께 있으면 사망률이 더 높은가.

 “그렇다.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 혈관 파괴에 엄청난 가속도가 붙는다. 심장 주변 큰 혈관부터 망가지기 시작해 발과 손·눈 등의 미세혈관을 파괴시켜 각종 합병증을 일으킨다. 신장이 망가지고 발을 자르거나 실명하게 되는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다. 심근경색 등 혈관질환으로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다. 원래 고혈압 치료 기준 혈압은 140~90㎜Hg이지만 당뇨병이 같이 있으면 130~80㎜Hg를 기준으로 삼아 치료해야 한다.”

-약의 선택도 중요하다. 여러 가지 성분이 하나로 된 약이 좋은가, 각각 따로 먹는 게 좋은가.

 “기존 혈압 약은 혈관을 직접 확장시키는 성분, 혈관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을 억제하는 성분, 이뇨작용을 하는 성분 등 메커니즘이 다양하다. 따라서 약을 따로 먹어야 했다. 최근에는 이런 여러 성분을 한 알로 복용할 수 있는 복합제가 출시됐다. 효능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단 약물을 여러 개 먹어야 하는 부담을 줄여 환자가 약을 먹는 데 지치지 않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작용 성분 각각의 용량을 미세하게 조절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약은 가능한 한 나중에 먹는 게 낫나.

 “최근 당뇨병 초기부터 약물을 복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처음부터 약을 적극적으로 복용했을 때 췌장에 아직 남아 있는 인슐린 분비 기능을 활성화시켜 당뇨병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또 심근경색·뇌졸중·뇌혈관질환 등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줄여준다고 한다. 혈압은 기준선을 넘지 않으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치료가 우선이지만 기준선을 넘으면 높은 혈압이 혈관을 망가뜨려 합병증이 심각해지므로 반드시 약물 복용과 함께 식사요법을 해야 한다.”

-합병증이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나.

 “병이 진행돼서야 합병증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당뇨병 진단을 처음 받은 사람의 50% 이상에서 이미 한 가지 이상 합병증이 있다. 당뇨병이든 당뇨병 바로 전 단계든 높은 혈당이 흐르면서 혈관을 손상시키므로 진단 초기부터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 당뇨병 환자도 관리를 엉망으로 하면 몇 개월 만에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고혈압도 마찬가지다. 고혈압 초기에도 갑자기 큰 혈관 부스러기가 떨어져 나오면 혈관을 막아 급사할 수 있다. 당뇨병이든 고혈압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한 관리를 해야 한다. 한 순간 방심이 바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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